(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KT 위즈 유한준(40)은 올 시즌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을 돌아 보며 "후배들이 이룬 것"이라며 손사래쳤다.
유한준은 올 시즌 104경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76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기에 "나는 힘든 것도 아니다. 지명타자로만 뛰는데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수비 때도 내가 나가는 경우는 잘 없다"며 겸손하게 답한다. 하지만 올 시즌 정규시즌 최종전 전까지 타율 0.306 OPS(출루율+장타율) 0.813, 4홈런 40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고 평가받는다.
30일 문학 SSG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질 경우에는 2위도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지만, 유한준은 2-2로 맞선 3회 초 솔로 홈런을 떄리며 팀을 1위 결정전에 올려놓으며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KT가 시즌 막판 침체에 빠져 있을 때도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로 공격의 선봉에 섰는데, 이날에도 KT의 공격은 유한준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 감독은 "한준이가 역할을 해 주면 다른 선수들도 살아난다"고 이야기했다.
유한준의 진가는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다. 이 감독은 부임 이후 팀을 궤도에 올려놓는 과정에서 유한준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말한다.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거칠고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를 선호하던 과거의 기준과는 달랐지만 선수단을 한데 모으기에는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황재균은 "한준이 형의 말에는 강압적이지 않아도 정신을 다잡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고 했었다. 고영표는 "한준이 형의 매 플레이마다 선수단은 큰 메시지를 전달받는다"며 "후배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터뷰 때도 후배들에게만 공을 돌리는 그가 인정받는 이유는 분명했다.
지난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현대 유니폼을 입은 유한준은 넥센을 거쳐 KT에 온 이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은 없었다.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으로 통합우승을 꿈꿀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커리어도 생각할 법했지만, 유한준은 "후배들에게 좋은 선물을 해 주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후배들이 우승으로써 좋은 추억과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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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