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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권도, 우표를 타고 날아 오르다.

기사입력 2011.02.20 20:50 / 기사수정 2011.02.20 20:50

무카스 기자


[엑스포츠뉴스/무카스=김영선 객원 칼럼리스트/연세대 태권도 강사] '우표로 보는 태권도 발자취'란 필자의 서적이 마침내 햇빛을 보았다.

한국의 대표적 문화 이미지이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거행되는 태권도 종목에 대해 지금까지 68개국 정부가 145종의 우표를 발행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형형색색의 전 세계 많은 나라 우표들이 서적의 각 지면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이 우표들을 보면 이제 태권도가 더 이상 한국의 것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 애용하는 무예스포츠이자 문화 종목이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한다.
 
이 서적은 우취인(취미우표 동호인)이든 태권도인이든 어느 한쪽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척 신기하고 놀랍게 생각될 수 있다. 우취인으로서는 "우표를 활용해서 어떻게 태권도 전통과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전개했을까"하는 반응이다.

우취인의 시각에서는 우표와 태권도를 연관시켜 정리한 점을 특이하게 여긴다. 반면 태권도인은 태권도 관점에서 "태권도 발자취에 대해 어떻게 이 많은 관련된 우표들을 모아서 정리했을까"라는 반응인데 세계 각국에서 이렇게 많은 우표가 발행된 데 대한 감탄일 것 같다.
 
사실 '태권도'와 '우표'는 거리가 있는 분야이지만 이 책은 일반 상식을 벗어난 보기 드문 저작물이 되었다. 이 서적은 수많은 태권도 소재 우표를 활용하여 태권도의 전통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과정을 전개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발행된 태권도 우표들을 통해 세계 각국의 태권도 보급 과정과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한영대역으로 엮음으로써 외국 사람들도 읽을 수 있고 화려한 양장본에 케이스까지 포함된 수준 높은 품질의 출판물로 제작됨으로써 전례가 없는 사례로 평가되기도 한다.





필자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 열리던 해부터 10여 년이 넘도록 꾸준히 모은 태권도 우표는 68개국 145종에 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태권도 소재 우표들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엔 창대하리라"란 성경 말씀처럼 언젠가는 큰 성과가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러한 가능성은 필자가 몸담고 있는 연세대학교에서 배출한 수많은 세계 각국의 외국인 태권도 제자들을 통해 실현되기 시작했다. 제자들은 본국에 돌아가서 우표상과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태권도 소재 우표를 찾아 보내주었다.

그러던 중 영국인 태권도유단자이자 태권도 소재 우취전문가인 마크 히스 씨를 접하면서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 그는 컴퓨터 관련 직장에 다니면서 태권도 수련도 하고 태권도 소재 우표를 수집하는 전문지식인이었다. 영국이 우표의 본산지인 터라 우취 정보 수집에도 일가견을 지닌 그의 도움으로 상세한 태권도 소재 우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구슬도 꿰어야 보물'이라고 했다. 그 다음 문제는 필자가 소지한 수많은 태권도 우표들을 어떻게 하면 유익하고 흥미있고 보기 좋게 정리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이 서적은 우표 화보집이자 태권도 정보자료집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세계 각국의 태권도 테마 우표들이 나열된 화보 형식의 자료집이면서도 우표 이미지를 활용하여 태권도의 전통과 발달 과정 그리고 세계 보급 과정과 올림픽 전개에 관해 주제별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 책에는 각 태권도 우표에 얽힌 기본 정보와 발행 연유, 도안 수준, 태권도 가치성 등에 대한 필자의 해설과 평가가 담겨있다. 또한, 그 나라 태권도 현황이 요약되어 있을 뿐 아니라 태권도 보급과 활성화에 기여한 지도자들도 소개되어 있다.

세부 단락은 Ⅰ.태권도의 전통 Ⅱ.국기(國技)태권도 Ⅲ.아시아 보급 Ⅳ.세계 진출 Ⅴ.엘비스 프레슬리 Ⅵ.부루스 리 Ⅶ.서울올림픽 Ⅷ.올림픽 전개 과정 Ⅸ.시드니올림픽 Ⅹ.아테네올림픽 ?.베이징올림픽 ?.런던올림픽. 부록: 우표 발행 현황 및 저자 소개 등 12개로 나누어져 있다.



책의 서두에는 한국 역사와 유물 관련 우표(태권도 우표는 아님)들이 도입되어 태권도의 전통이 되는 삼국시대, 고려,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맨손무예의 존재와 흔적이 소상히 해설되었다. 본문의 한 단락은 록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이 채워져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한국인 이강희 대사범(Kang Rhee)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웠을 뿐 아니라 겨루기 자세와 발차기 동작을 취한 우표가 3종이나 발행되었기 때문이다.

그 단락에는 동양무술과 태권도를 사랑했던 엘비스 프레슬리가 무예인이 되고자 했던 욕구와 열망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어지는 단락에는 무술 영화계의 전설 부루스 리가 등 멋진 발차기를 구사하는 우표들이 등장한다. 부루스 리는 준수한 얼굴, 다부진 몸매, 리얼한 표정 연기, 특이한 기합 소리, 쌍절곤 등 발군의 무술 실력, 천재적 아이디어 등 갖가지 재능으로 일약 세계 무술영화의 최고봉에 올랐다. 부루스 리가 구사한 날렵한 발차기는 영화 액션의 주요 부분이 되었고 태권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루스 리의 우표들은 태권도 우표에 속하지는 않지만 돌려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후려차기, 뛰어차기 등 태권도 기술 관련 장면이 담긴 우표들과 함께 태권도 관련 이야기가 엮어져 있다.

세간에 잘 알려져 있듯이 부루스 리가 가장 친밀하게 교류했던 이준구 대사범을 비롯하여 오픈 무술 대회 참가를 위해 같은 호텔 방에 여러 번 함께 투숙했던 멕시코 태권도의 대부 문대원 대사범과도 교류했다. 또한 부루스 리가 태권도 겨루기식 민첩한 발놀림과 발차기 실력을 갖춘 이규석 교수(당시 재미 사범)와 점프킥의 달인 이강희?유병용?정석종 대사범 등과 함께 어울리면서 각종 태권도식 날렵한 발차기들을 습득한 사실들이 담긴 설명과 관련 우표들이 6쪽 분량으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원래 이 서적은 태권도 종목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채택된 10주년 기념으로 기획되었다. 출판 기일을 1년 가까이 넘기면서 그 취지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책자 내용은 훨씬 더 충실해졌다. 출판 기일이 촉박해서 서둘러대던 중 2012년 런던올림픽 주최국인 영국에서 태권도 소재 우표를 발행했다는 쾌보(快報)를 듣게 되었다.

런던올림픽 개최 전 정확히 2년을 앞둔 기념으로 10종의 올림픽 우표를 발행했는데 그 속에 태권도가 포함되어 얼마나 반가운지 며칠 동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영국의 태권도 우표는 여러 가지 면에서 각별한 의미를 띠고 있다. 한국이 태권도의 종주국이라면 영국은 우표의 종주국이다. 1940년 영국이 세계 최초의 우표를 펴냄으로써 유럽과 세계 전역에 우편제도가 보급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은 축구, 럭비, 골프, 테니스, 육상, 조정, 양궁 등 경기 스포츠의 요람인데다 기사도(騎士道)에서 유래하는 예절규범, 페어플레이(fair play)와 분투정신으로 요약되는 스포츠맨십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사실 그보다도 영국의 태권도 우표는 필자의 우표 책자의 마무리 단락으로 종결짓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 서적이 탄생되기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많았다.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이대순)의 협조로 2009년 9월에 착수한 원고 작성이 애초 약정한 6개월 기간을 훨씬 넘겨 출판이 완료된 오늘까지 1년 4개월의 집필 일정이 소요되었다.

우표류와 각 나라 국기 등 관련 이미지만 해도 830컷에 이르고 내용의 골격을 잡고 단락을 분류하고 조정하는 작업만 해도 몇 달이 훌쩍 지나갔다. 쪽마다 영문 번역문을 함께 실어야 할 뿐 아니라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하는데만도 몇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다 보니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먼 '일모도원(日暮道遠)' 지경이었다.

출판 약정 기일이 지나면서 심적 부담감이 커지었고 어떻게든 지난 2010년이 저물기 전에 완수하려고 발버둥치던 일을 생각하면 정말 지긋지긋하다. 책을 쓰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압박감으로 오랜 기간 시달리다 보니 몸은 피폐해져 난파선 신세가 되었다.

이젠 잠도 제대로 자고 몸도 추슬러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닦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도록 힘써주신 태권도진흥재단의 이대순 이사장님과 서필환 팀장님 그리고 무예서적 전문출판사 상아기획의 문상필 사장님께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 저자 김영선 태권도 8단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졸업 및 본대학원 졸업
태권도 철학-역사-교육-문화 분야에 대한 전문 연구가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영어 태권도 과목’ 강사
연세대학교 평생교육원 태권도 최고지도자과정 전문강사

상명대학교 체육학부 국제태권도전공 태권도지도론 강사
연세대 국제태권도아카데미 관장
국기원 학술담당전문위원회 인문과학연구원
태권도진흥재단 자문위원

[글] 무카스 제공

무카스 김영선 객원 칼럼리스트(연세대 태권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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