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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들어라"…두산 '141억 듀오' 반등 절실

기사입력 2021.09.12 07:47 / 기사수정 2021.09.12 03:15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벤치에 3할 타자와 2할5푼 타자가 있다고 하면, 3할 타자보다 믿음이 가는 2할5푼 타자가 있다. 중요한 건 좋은 투수의 공도 과감하게 공략해내느냐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는 몰아치기로 3할을 치는 선수도 있다."

팀 타율 0.248 OPS(출루율+장타율) 0.687(이상 9위)에 그친 지난해 9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한 적이 있다. 상대 투수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서 얻는 확신을 갖고 노리는 공에 휘두르라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무조건 3구 이내 빠르게 승부하라는 게 아니다.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우물쭈물하다가 진다. 선수들에게 '차라리 노리는 공 하나만 생각하고 스윙 세 번 한 뒤에 삼진 먹고 오라'고 말했다"며 반어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올 시즌에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앞서 그는 "새로 온 선수들과 호흡은 시간이 필요할 거로 보는데, 그보다 기존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시즌 전반적으로는 박건우, 김재환, 양석환으로 구성한 중심 타선에는 크게 손 댄 적이 없지만, 최근에는 타격 사이클이 떨어져 있던 허경민과 정수빈의 타순 배치와 활용을 고민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맺은 허경민(7년 85억 원)과 정수빈(6년 56억 원)은 뛰어난 수비뿐 아니라 공격 면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받는데, 테이블 세터나 상하위 타순의 연결을 맡는 둘이 타격 페이스를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허경민은 전반기에 비해 타격 페이스가 저조하다. 전반기에는 타율 0.323(279타수 90안타) OPS 0.806으로 타선을 이끌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타율 0.134(82타수 11안타) OPS 0.386에 그쳤다. 두산의 규정 타석을 소화한 타자 중에는 타율과 OPS 모두 최하위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명단에서 빼 휴식을 주고, 강점이 있는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온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1번 타순에 다시 배치하며 허경민의 반등을 바랐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교체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정수빈의 타격도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고 짚었다. 전반기에는 타율 0.200(110타수 22안타) OPS 0.581로 저조했던 정수빈은 김인태의 활약으로 출전 기회가 예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이달 들어 타율 0.296(27타수 8안타) OPS 0.692로 타석에서 결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9,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1안타씩 기록했음에도 나머지 8타석에서 결과는 벤치가 바란 타격과 거리가 있다는 진단이다.

김 감독은 현재 정수빈의 타격에 대해 "경기에 계속 나가니까 안타는 나오고 있는데, 안타가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투수와 싸움에서 어느 타이밍에 방망이를 휘두르느냐의 차이다. 벤치에 3할 타자와 2할5푼 타자가 있다고 하면, 믿음이 가는 2할5푼 타자가 있다. 결국 타이밍이다. 지금 수빈이는 타이밍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믿음이 가는 2할5푼 타자'에 대해서는 "어느 투수와 붙든 기회가 오면 이겨낼 수 있는 타자들이 있다. 좋은 투수가 나오더라도 대범하게 달려들어야 한다. 과감하게 달려드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방어적인 선수가 있다. 144경기에서는 몰아쳐서 3할을 치는 선수도 있다. 중요할 때 좋은 투수의 공을 과감하게 잘 공략해야 한다. 그런 공격적인, 감독으로서 믿음이 가는 타자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지난 NC와 2연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11일 잠실 LG전에서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5로 비기며 연승 분위기를 이어 가지 못했지만, 무승부이기에 연승이 끝난 건 아니다. 시즌 47승 50패 3무로 리그 7위에 있는 두산은 5위인 SSG와 격차를 2.5경기로 좁혔다. 6위인 NC와는 0.5경기 차다. 연승 기간 동안에는 깨어나기 시작한 선발과 중심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보이기 시작한 두산에는 아직 깨어나야 할 요소가 좀 더 남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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