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가 6위에서 3위로 수직상승했던 지난해 10월의 기적을 또 써내려 갈 수 있을까.
두산은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8-1 승리로 4연승을 달리며 리그 5위인 SSG 랜더스와 격차를 각 2.5경기로 좁혔다. 6위인 NC와는 1경기 차다. 남은 45경기에서 승부를 보기에 아득한 거리는 아니다.
지난 6월 25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9로 지며 7위로 내려앉은 두산은 이날부터 77일,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해당 기간 동안 치른 33경기에서는 13승 17패 2무(승률 0.433, 8위)로 전반기에 잃었던 승패마진을 메우지 못했다.
전반기를 36승 38패(승률 0.486)으로 마감한 두산은 후반기를 시작할 무렵에는 당시 5위인 NC와 2경기, 4위 SSG와 4경기 차였기에 빠른 순위 상승을 기대해 볼 만했다. 하지만 후반기 초반에는 선발진에서 비롯한 마운드 전반의 잇따른 부진에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하지만 9월에 들어서는 반등을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들이 하나둘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다. 앞서 김태형 감독은 "타자들보다 마운드 고민이 더 크다"며 미란다를 제외한 다른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이 아쉽다고 했다. 선발진에서는 아리엘 미란다가 전반기 막판부터 이어 온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지난 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3경기 연속 달성해내며 중심을 잡았는데, 후반기 들어 투구 페이스 회복이 더디다고 평가받던 최원준도 9일 창원 NC전에서 83구로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반등 가능성을 보였다. 워커 로켓도 지난 3일 문학 SSG전에서 6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제 몫을 했다. 10일 등판에서도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흐름을 이었다.
타선의 중심도 다시 자리잡았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가 후반기 초반에는 잠시 주춤했지만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무게감 면에서 예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고, 내가 보기에 당장의 대응 능력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타격은 오르내리기 마련이다"라고 했었다. 그가 타선의 중심이 돼 주기를 바란 김재환은 10일 경기 전에도 이미 타율 0.333(27타수 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25로 페이스를 찾은 상태였다.
하지만 불확실한 요소도 안고 있다. 필승조 홍건희와 김강률이 버티는 불펜은 윤명준과 김명신 외에도 힘을 보탤 자원이 필요하다. 선발진에서는 이영하가 불펜으로 이동했고 5선발인 곽빈은 기복이 있다. 후반기 팀 타율 0.246에 그친 타선에서는 기존 타자들과 보상 선수로 이적한 강승호, 박계범의 역할 조화가 좀 더 필요하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기존 선수들이 부담을 갖는 것 같다"면서 "다들 잘하고 있지만, 각자의 역할을 파악하고 조화를 이루는 건 시간을 두고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6위로 시작한 두산은 한 달 동안 16승 7패(승률 0.696, 1위)를 거두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끝까지 알 수 없던 순위 싸움에도 당시 5위인 키움을 0.5경기 차로 따돌린 데다 승차 없이 79승 61패 4무(승률 0.564)로 똑같던 LG 트윈스를 상대 전적에서 9승 6패 1무로 앞서며 기적을 써낸 바 있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 전반기를 떠올리며 "돌아 보고 싶지 않다. 후반기에는 위를 바라 보겠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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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