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38
스포츠

두산 민병헌, '한국의 오가타 코이치'

기사입력 2007.06.30 01:12 / 기사수정 2007.06.30 01:12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빠른 발의 우타 외야수 민병헌, 미래가 기대된다

오가타 코이치(39. 히로시마 카프)는 일본의 대표적인 호타준족의 우타자다. 86년 드래프트 3위로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은 뒤 20년간 .284 239홈런 264도루를 기록하며 가네모토 도모아키(38. 한신)-마에다 도모노리(36. 히로시마)와 함께 일본판 '빅 레드 머신 타선'을 구축했다.

이종범(36. KIA 타이거즈)이 일본에 진출하던 98년. 오가타는 이시이 다쿠로(36.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함께 '주루의 본좌'로 각광받던 타자다. 96년에는 23홈런 50도루를 기록, 20-20 클럽에 드는 동시에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두산 베어스의 젊은 피 민병헌(20)에게서 오가타의 모습이 보인다. 아직 다듬어야 할 곳이 많은 원석 같은 존재지만 이따금 그의 플레이를 보면 오가타 코이치의 전성 시절 모습이 보인다.

높은 도루 성공률

야구계에선 도루성공률이 75%가 넘는 빠른 주자를 '대도'로 칭한다. 아무리 도루가 많아도 성공률이 높지 않으면 제 살 깎아먹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 면에서 민병헌과 오가타는 좋은 주자다.

오가타는 전성기 시절 100m를 11초 대에 끊는 빠른 발을 이용, 80%대의 높은 도루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다. 95년 3할-30홈런-30도루를 기록했던 유격수 노무라 겐지로와 함께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어 놓기 일쑤였다.

민병헌도 발 빠르기라면 뒤지지 않는다. 스피드, 센스, 슬라이딩의 이른바 3S를 갖춰 도루성공률이 꽤 높다. 통산 40번 시도에 32개 성공으로 80%의 높은 도루 성공률을 자랑한다. 빠른 선수가 많은 두산에 있어서 생각만큼 주목을 받진 못하고 있지만 성공률로 따지면 국내 최고급 주자 중 한 명이다.

넓은 수비범위와 좋은 어깨

오가타는 빠른 발로 히로시마의 외야 가운데를 지키던 선수다. 신조 쓰요시(니혼햄 은퇴)같은 화려한 수비는 아니었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해 낙구 지점을 정확히 찾아가는 모습은 분명 수준급이었다.

또한, 히로시마의 외야 3인방 중 가장 좋은 어깨를 갖춘 선수였다. 어마어마한 포물선을 그리기보다는 간결하면서도 빠른 송구로 상대 주자를 묶어두는 실력이 일품이었다.

민병헌은 현재 두산 외야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외야 수비력을 갖췄다. 중견수 이종욱(27)은 넓은 수비범위와 파이팅을 지녔지만 포구에서 약간 불안한 면을 보인다. 좌익수 김현수(20)는 원래 1루수 출신이고 발이 느린 편이라 수비범위가 그다지 넓지 않다.

정확한 송구 능력을 갖추고 있진 않지만 민병헌의 어깨도 베어스 내에선 최고 수준이다. 예전 심정수(32. 삼성)만큼의 괴력은 아니지만 상대 주자들을 묶어두는 데는 무리가 없다.

타격은 아직 성장 중

민병헌의 타격은 오가타의 전성 시절에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타석에서의 경험이 쌓이면서 민병헌의 타격 실력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

민병헌을 다른 빠른 선수들과 비교해 '일단 건드리고 냅다 뛰는' 스타일로 보면 오산이다. 민병헌은 갖다 대기보다는 노려서 치는 스타일의 선수다.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신용운에게 뽑아낸 큼지막한 홈런이나 5월 5일 LG 전에서 팀 하리칼라를 상대로 뽑아낸 홈런은 분명 자신있게 노려친 홈런이다.

오가타도 신예 시절 컨택트 능력보단 장타력 쪽에 점수를 얻었다. 프로 7년차까지 타율 2할 대 초반의 '안습 타격'으로 일관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맞추는 능력에도 조금씩 눈을 떴고 98년에는 .326의 고타율로 타격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가타와의 차이점을 굳이 들자면 얼굴 쪽에서 찾을 수 있다. 오가타는 무뚝뚝하고 그저 그런 생김새에 전국구 팀이 아닌 히로시마 소속이란 점이 겹쳐 인기가 별로 없었다.

반면 민병헌은 귀염성 있는 얼굴로 두산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다. 5-Tool 플레이어로 자라날 가능성이 충분한 민병헌은 두산의 보물과도 같은 선수다. 민병헌이 어떤 선수로 자라날 지 그의 앞으로 활약을 지켜보자.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