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오원춘 사건을 언급했다.
31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박준영 변호사가 게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박준영 변호사는 과거 발언에 언급했고, "무모했다는 생각이 왜 드냐면 갈수록 사람들 앞에서 너무 쉽게 이야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박준영 변호사는 "제가 봤던 제가 진행했던 여러 재심 사건에서 억울하게 옥살이하신 분들의 고통에 주목했다. 그 고통을 가한 검찰, 경찰, 판사의 문제점을 자극적으로 폭로했다. 이 이면의 상황들"이라며 밝혔다.
이어 박준영 변호사는 "시대적 상황이나 사건에 관계된 모든 사람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 관여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사건의 문제점을 갖고 그 사람의 인생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 근데 나는 그렇게 만들었다"라며 털어놨다.
또 박준영 변호사는 "억울하게 옥살이 한 분들을 불쌍하게 보이려고 불행을 너무 강조했다. 그들의 진정한 동의 없이. 불쌍하게 보이면 사람들이 공감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다 우월감이다. 가만히 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그런 거 아니냐"라며 고백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화성 연쇄 사건 변호할 때는 사람들이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에서 백강호라는 인물과 8차 재심 사건의 피고인을 동일시한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분 굉장히 사려 깊고 통찰력도 있으시다. 다시 돌아가서 그들의 진정한 동의가 없는 상황이라면 그것도 폭력이라는 생각도 한다"라며 덧붙였다.
특히 김용만은 "국선 변호사 시절 오원춘 변호를 하신 적 있다더라"라며 궁금해했고, 김숙은 "본인이 거부할 수는 없는 거냐"라며 물었다.
박준영 변호사는 "거부를 할 수는 있다. 제가 거부하면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한다. 저는 약간 호기심도 있었다. 어떻게 이런 흉악한 범죄가 벌어지는지"라며 못박았다.
김용만은 "굉장히 잔인했던 걸로 알고 있다"라며 질문했고, 송은이는 "변호의 여지가 없는 건데 이렇게 될 때는 법정에서 어떤 걸 변호하는 거냐"라며 질문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저 같은 경우에는 이 사람을 수사 과정에서 변호했었다. 오원춘이 제게 처음 건넸던 말이 기억이 난다. '조선족인데 뭔가 불리한 판단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박준영 변호사는 "그 당시에 뭐라고 했었냐면 미국인이 저지르든 한국인이 저지르든 어느 나라 사람이 저지르든 간에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이 나올 사건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황당한 질문이라고만 생각했다. 자기가 한 행동에 어떻게 반성이 없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지. 도대체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떤 차별을 받았기에"라며 탄식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조선족들이 밖에 못 다녔다. 굉장히 분노가 컸었다. 오히려 차별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 사건을 통해 고민을 했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라며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준영 변호사는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차가 다닌 도로 옆 인도였다. 지나가는 여성을 납치해서 끌고 들어가는데 여성이 저항을 안 했겠냐. 불법 주차가 많다 보니까 사각지대가 된 거다. 범죄 사각지대에 대한 생각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준영 변호사는 "여성분이 오원춘에게 납치돼서 집으로 들어간 후에 기지를 발휘해서 안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그리고 112에 신고했다. 굉장히 큰 저항이 있었을 거고 소음이 상당했을 거다.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이다. 어떤 신고도 없었다는 사실. 이게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이 아닌가"라며 씁쓸해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항상 우리 사회의 모순을 개선할 수 있는 사건들은 늘 벌어진다. 자극적으로 소비되고 만다. 사회적 문제나 우리가 뭔가 해야 될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한다"라며 당부했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