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 시즌 후반기에만 한시적으로 연장전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KBO리그 10개 구단의 감독들도 기존과는 다른 경기 운영을 꾀한다.
KBO는 지난달 27일 한시적인 연장전 폐지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3선승제에서 2선승제로 바꾸며 포스트시즌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KBO는 "실행위원회를 통해 변경된 사항으로 팀당 144경기 일정을 원활히 소화하고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규 이닝 안에 승부를 내야 하는 감독들로서도 경기 운영 방식을 기존과는 달리 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연장전이 없으면 경기를 운영하는 게 완전히 달라진다"며 특히 승부처 상황과 관련해 "8, 9회에는 더 달라진다. 기존에는 상위 타순이 나선다면 대주자를 기용하는 것도 망설일 때가 생기지만 이제는 과감하게 기용하는 상황도 온다"고 봤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은 "몇 가지 변하는 게 있을 거다"라며 "선발 투수에게 기대하는 이닝도 5이닝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고, 불펜이 미리 준비돼 있다면 6회부터 일찍이 가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마도 KBO리그에 있는 모든 팀이 그렇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연장전이 없는 상황에서도 가능하다면 7회부터는 리드 상황을 끌고 가는 게 이상적인 건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공격에서도 변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KIA 벤치는 지난 14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2-1로 앞선 8회 초 1사 1루에서 최원준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올 시즌 타격 재능을 뽐내는 리드오프이지만 연장전이 없는 승부였기에 과감히 낸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연장전이 없다면 득점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도 더 강하게 들 거다"라며 "최원준의 희생 번트도 일반적이었다면 내지 않았을 사인이지만 달라진 부분일 수 있다. 매 득점과 선취점에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해야 할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정규 이닝 안에 승부가 나지 않아도 경기를 마치기에 무승부가 늘 거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KIA는 지난 11, 13일 경기에서 두 차례 무승부를 거뒀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감독은 "사실 팀이 지고 있을 때 다시 따라잡아서 동점이 되면 오히려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이기고 있을 때에는 동점이 되면 또 진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는 것과 비기는 건 차이가 크다. 그런데 이기는 게 제일 크지 않겠나. (웃음) 그래도 패배와 무승부의 느낌도 무조건 그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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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