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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옆 내 얼굴이라니"…'인질' 김재범, 새롭게 발견된 보석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8.17 14:50 / 기사수정 2021.08.17 14:1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재범이 '인질'을 통해 무대 위에서와는 또 다른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김재범은 17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로, 김재범은 배우 황정민을 납치한 인질범들의 리더최기완 역을 연기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크린에서는 낯선 얼굴이지만, 김재범은 지난 200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해 어느덧 18년 차의 경력을 쌓아 온 공연계 베테랑 배우다. '인질' 개봉을 앞둔 최근까지도 연극 '완벽한 타인' 공연을 마쳤고 뮤지컬 '박열', '아가사'까지 출연 중이거나 예정인 작품들이 빼곡하다.

'인질'은 더 많은 이들에게 '배우 김재범'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될 예정이다. '배우 황정민이 납치를 당했다'는 설정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아 온 '인질'은 극 중 황정민을 납치한 인질범 5인방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도 더해지고 있다.


모니터 너머로 인사를 전한 김재범은 스크린 속 강렬한 얼굴과는 사뭇 다른 다양한 매력으로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를 전했다. "굉장히 영광이다"라며 '인질'에 참여하기까지의 과정, 촬영 당시 등 기억을 떠올린 김재범은 "여름의 남자 (황)정민이 형과 함께 이 여름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큰 스크린에 제 얼굴이 나온다는 것도 굉장히 기쁘다. 아직까지는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랄까? '내가 영화에 나오니 사람들이 알아보겠지!' 이런 마음보다는 그저 정민이 형 옆에 있으면서 신기한 마음이 드는 그런 기분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앞서 알려졌듯 '인질'에서는 인질범 역할을 캐스팅하기 위해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오디션이 진행됐다. 그 중에서도 남다른 두각을 보인 김재범은 최기완 역할을 거머쥐며 인질범 중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을 자랑하게 됐다.

김재범은 "저도 다른 분들처럼 오디션을 통해서 '인질'에 합류하게 됐다. 처음에는 사실 큰 희망은 없었다. '꼭 붙어야지!' 이런 마음은 없었는데 꼭 그러면 오디션에 붙더라"고 웃으며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고, 2차 오디션 때는 (황)정민이 형이 같이 대사도 맞춰주시고 해서 굉장히 좋은 분위기에서 오디션을 마쳤던 기억이 있다. '떨어져도 괜찮다'는 마음이었는데 합격해 굉장히 놀랐다. 어떤 역을 연기하게 될 지도 몰랐었는데, (최기완 역할이 됐다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 저희 가족의 잔칫날이었다"고 말했다.

또 "경쟁률이 1000대 1인 것도 몰랐었다. 대학교 이후로 이런 큰 경쟁률로 합격한 것은 처음이다. 정말 가족의 잔칫날이 맞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섯 명의 빌런과 황정민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는 김재범은 "저 혼자만 보이려고 하기보다는, 다섯 명의 캐릭터가 모두 뚜렷하니 그 안에서 차별성을 둬야겠다고 생각하며 접근했다. 예를 들어 염동훈(류경수 분)이 불같은 모습이라면 최기완은 얼음 같은, 제게 시선이 넘어왔을 때는 공기가 달라지는 그런 호흡들을 살리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모습과 실제의 얼굴이 눈에 띄게 달라보인다는 말이 이어지자 어쩔 줄 몰라 하며 연신 미소를 보이던 김재범은 "저희 아내도 영화 속에서 제가 너무 못 생기게 나와서 속상하다고 하더라. 하지만 그렇게 의도한 것이다. 못생김을 연기했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눙을 치며 "'쟤는 진짜 무슨 짓을 할 지 모르겠다'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잔인한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외적으로도 올백 헤어스타일 같은 것을 통해 뱀 같은 교활함,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공연계에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잔뼈가 굵은 인물인 김재범은 황정민을 비롯해 연기 인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 중 한 명인 선배 김수로 등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함께 표했다.


"정민이 형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생각보다 키가 크다', '다리가 길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웃어 보인 김재범은 "정말 잠도 잘 안 자시는 것 같았다. 항상 가장 먼저 연습실에 나와 게셨었다. 아마 제 묘한 얼굴에 감동을 받아서 오디션에 추천해주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제가 평생 감사해야 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마워했다. 

또 김수로에 대해서는 "원래 (김)수로 형이 제작하는 공연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인질'에 캐스팅이 되면서 두 개를 병행할 수 없는 일정이 돼 버린 것이다. 걱정하면서 형에게 말씀을 드렸는데 너무나 흔쾌하게 '인질'에 집중하라고 얘기를 해주셨었다. '역시 수로형!'이라는 마음이었고 지금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라고 마음을 표했다.

'공연계 아이돌'이라는 말에는 "아이돌은 아니다"라고 크게 웃었다. 베테랑 배우이지만 '인질'을 통해 영화계에서는 '겁 없는 신예'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기뻐하며 "저는 대학로에서 오래 공연한 배우이고, '인질'이라는 영화는 제게 굉장한 행운이고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다. 저를 캐스팅 해 줬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기쁜 일이고, 이 영화를 통해서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평범한 얼굴이지만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본다. '겁 없는 신예'라는 타이틀을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해서 '겁 없는 중년 배우'가 될 때까지 나아가고 싶다"고 스크린 활동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인질'로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고 말을 보탠 김재범은 한 달 전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전하며 "'인질'이 개봉하면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었다. 어디 가서 지인 분들에게 '여기 내 아들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 분들이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말이다. 그런 기대감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버지가 한 달 전에 돌아가셔서 영화를 못 보셨다. 꼭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사실 좀 슬프지만, 그래도 지금은 '(하늘에서) 편히 쉬시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프셨을 동안 엄청 기대하시고 좋아하셨는데, 그것으로 충분히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김재범은 "제가 사실 낯도 좀 가리고,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임에도, 연기는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이것 뿐이라고 생각해왔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무대 위에서 연기를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대스타가 돼야지!' 이런 마음보다도, 길게 갈 수 있는 배우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보는 이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평생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인질'은 18일 개봉한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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