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구 선수 김연경이 '국가대표', '월드클래스'로서의 존재감을 빛냈다.
12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이하 '다큐 인사이트')에서는 국가대표 6인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김연경은 프로 배구 데뷔부터 이후 세 번의 올림픽까지, 가는 곳마다 레전드를 기록했던 선수로서의 삶을 돌아봤다.
데뷔 초 엄청난 활약에도 여자 선수라서 주목받지 못했던 김연경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승리의 견인차', '거포'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했다. 데뷔 첫해 6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김연경은 "그때 당시에는 받을 사람이 저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받은 것 같다. 그때는 무서운 게 없지 않나. 스무살 얼마나 힘이 넘쳤겠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세 번의 우승, 한 번의 준우승을 이룬 김연경은 일본으로 향했고, 그는 일본의 JT마블러스라는 최약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주미 KBS 스포츠 기자는 "가서 보니까 김연경 선수가 일본 배구를 찢어놨더라. 한 일본 팬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면서 '김연경 파이팅'을 외친다. 김연경 선수는 가는 곳마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팀을 우승 후보로 만들거나 우승을 이뤄냈다"고 극찬했다.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전 시즌 6위 팀을 준우승으로, 터키 엑자시바시 비트라를 7년 만에 터키 컵 우승으로. 김연경은 "특별한 거요? 그냥 키가 큰 게 좀 특별한 것 같다"고 입담을 자랑했다.
김연경은 "저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꼴등 팀이 우승을 한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거고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팀 스포츠이다 보니까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팀원들과 함께 잘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이 따라오지 않기 때문에 팀원들과 항상 함께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까 좋은 성적도 나왔던 것 같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36년 만에 올림픽 4강 진출,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한일전 승리까지. 그러나 돌아온 건 '김치찌개 회식'이었다. 당시 김연경은 자리를 옮겨 사비로 회식비를 결제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김연경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열악하다고 생각하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때 큰소리를 많이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김연경은 부족한 지원에 직접 통역하는가 하면, 배구 협회에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김연경은 "저는 바뀌어야 할 부분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얘기를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진짜 많이 변했다. 선수들이 배구에만, 운동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많이 바뀌었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정말 좋은 환경 속에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런 변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은 기여하지 않았나"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김연경은 주장으로서, 국가대표로서, 해외에 한국 배구를 알리는 선수로서의 무게를 고스란히 전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 및 팬들은 SNS를 통해 '#ONE_AND_ONLY_KIM'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고마움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해당 해시태그는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김연경은 지난 12일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KBS 1TV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