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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울 필요 없다" [올림픽 야구]

기사입력 2021.08.08 09:28 / 기사수정 2021.08.08 09:28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의 주장 김현수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역전패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던 오프닝 라운드에서와 달리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일본, 미국과 승, 패자 준결승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까지 3연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특히 투수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 왔음에도 저득점 경기 양상이 잦은 단기전에서 매 경기 접전을 펼치며 잘 싸웠다. 하지만 한순간의 무너짐이 뼈아팠다. 김현수도 7일 경기에서는 홈런을 포함한 멀티 히트를 치며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데 기여했지만, 한국은 불펜 실점에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그럼에도 김현수는 자신을 지켜봐준 국민과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 감독님을 보필하지 못하고 선수들을 보살피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며 "어린 선수들의 경쟁력이 좋고, 이번 대회에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고참이 돼서 보니 부담감을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한데 나를 비롯해 고참들이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의 주역인 김현수는 당시에는 막내 급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도 8경기 타율 0.370(27타수 10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수는 올림픽 야구가 없던 13년 동안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아시안게임 3회, WBSC 프리미어12 2회 출전하며 한국 야구 대표팀의 중심 선수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의 중계를 맡은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이승엽 SBS 해설위원과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나눈 대화에서 "2008년에는 이승엽이 있었다면 2021년에는 김현수가 있다"고 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도 7경기 타율 0.400(30타수 12안타, 2루타 4) OPS(출루율+장타율) 1.271, 3홈런 7타점 6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전체 선수 중에서도 크게 돋보였다. 타격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는 기록만 4개인데, 안타, 2루타를 비롯해 홈런과 장타율(0.833)에서는 공동 1위에 올랐고 타점과 득점은 공동 2위에 오르며 국제대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목표였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이 위기에 빠질 때에는 늘 김현수가 있었다. 지난달 29일 이스라엘과 B조 오프닝 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동점 홈런을 터뜨리며 끌려가던 팀을 구했고,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는 9회 말 팀의 역전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결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데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야구가 언제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컸다.

메달의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이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는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여론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도 대표적인 선수로 성장한 김현수의 눈물에 안타까워하는 여론도 분명 존재한다. 야구계에서도 같은 시선을 보낸다. 김응용 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경기가 끝나고 네이버 '박선영의 에이트'에 출연해 "울 필요는 없다. 진 건 빨리 잊고,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고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김현수는) 이번 대회에서도 아주 큰 활약을 했다. 오늘(7일)도 홈런을 치고 상대 투수들을 압도했다"며 "후배들도 굉장히 독려해 가며 열심히 했다. 지고 나니 분해서 운 것 같다. 그래도 어쩌겠나. 잊어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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