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6.21 03:17 / 기사수정 2007.06.21 03:17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원칙대로 소집', K리그는 '소집 늦춰달라'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가 오는 23일 아시안컵 대표팀 소집을 놓고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원칙대로 23일 아침 소집하겠다.'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20일 오후 3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프로축구연맹에서 보낸 차출 연기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정한 원칙대로 불가능하다. 아시안컵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는 23일 아침 제주도에 소집되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시안컵 개막 14일 전인 23일 소집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 하지만, 23일은 '리그 데이'였기에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의 반발이 극심했다. 귀네슈 서울 감독은 "왜 그날 소집해야 하는지 이해 안된다."며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했으며, 성남 구단 또한 "그렇게밖에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 대한축구협회와 핌 베어벡 국가대표팀 감독이 K리그를 배려하지 않는다며 융통성 부족을 지적해 왔다.
프로축구연맹은 곽정환 회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서 'K리그 각 팀들은 평소 주말 토,일요일 이틀에 걸쳐 개최해온 주말 정규리그 경기를 23일 하루에 모두 치로도록 하여 대표팀 소집을 고려했다. 그러나 협회가 23일 아침 국가대표팀 선수를 소집하여 이들이 리그 경기에 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베어벡호 출범 이후,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의 잦은 충돌
하지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프로축구연맹의 이 같은 제의를 거절하여 여전히 '원칙론'만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자, 프로축구연맹은 21일 국가대표팀 소집 관련 긴급 이사회를 열어 또 다른 대응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축구협회와 K리그의 대립은 지난해 여름 베어벡호 출범 이후, 잦은 충돌을 벌여왔다. 지난해 11월 아시안게임 소집과 이란과의 아시안컵 최종예선, K리그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 일정과 맞물려 K리그와 소집 일정을 놓고 충돌을 빚었다. 베어벡 감독은 소집 일정을 줄여 가면서 K리그를 배려 했지만 끝내 아시안게임 및 이란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올렸다.
올해 1월에도 소집 일정을 놓고 올림픽 대표팀이 카타르 대회에 불참하는 일이 벌어졌다. K리그 구단들은 "카타르 대회는 선수 차출 소집 규정에 없다."며 대한축구협회와 또 다시 충돌을 하여 카타르 대회 출전을 막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은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23일 K리그 경기가 있다는 이유로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가 강하게 반발을 하고 있다.
K리그, 이번에는 대한축구협회에 양보해야
이번에는 K리그가 아시안컵에 나서는 국가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를 배려하지 않아 이 같은 큰 충돌이 빚어졌다. 베어벡 감독은 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랐을 뿐, 장기 합숙 훈련을 요구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4명의 주력 선수가 부상으로 국가대표팀에 빠졌지만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시간은 2주마저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대회는 베어벡 감독의 향후 거취가 결정되는 중대한 기회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볼 때, 6월 23일 K리그 경기보다는 47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한국 축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가 양보를 했어야 마땅했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의 상생을 위해서라면 '23일 소집 원칙'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 올림픽 최종예선 같은 대표팀의 경기 일정이 있어 또 다시 축구협회와 K리그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 간의 이해와 조정으로 이 같은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상생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K리그는 불필요한 불협화음을 만들지 않도록 대표팀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이번 일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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