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나. 선발 세 명이 한 번에 빠진 SSG 랜더스에, 이태양의 호투는 기대 이상의 희망을 비추고 있다.
이태양은 27일 창원 NC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사구로 거저 베이스를 내주는 경우는 없었고 안타는 단 하나, 3개의 탈삼진을 곁들였다. 한화 소속이던 2017년 5월 30일 대전 두산전 이후 1489일 만의 퀄리티스타트로 6이닝을 던지는 동안 투구수는 단 70구에 불과했다. 그중 스트라이크는 49개. 4사구가 없으니 더없이 시원시원하고 깔끔했다.
닷새 전, 22일 문학 LG전에서는 5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9실점으로 무너졌던 이태양이었다. 이튿날 김원형 감독은 "자기 피칭을 했는데 조금 가운데로 몰리고 볼이 높은 경향이 있어 장타를 많이 허용했다"며" 투수들은 안 좋았을 때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름대로 고민과 걱정을 하는데, 볼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신중하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9실점을 했음에도 이태양의 투구가 놀라웠던 건, 25타자를 상대해 10개의 안타를 맞고도 71구로 5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컨디션과 커맨드, 볼 배합의 보완이 더해져 NC전 위력투가 탄생했다. 올 시즌 이태양의 선발 3경기 1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2.8개로, 한 타자당 3.15개의 공을 던졌다. 맞든, 안 맞든 이보다 더 공격적일 수는 없었다.
선발 세 명이 빠진 상황의 SSG가 찾았던 '인재상'이다. 물론 좋은 결과가 있을 때 더 빛을 발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태양의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은 이닝 소화가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현재 팀의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 22일에도 9실점을 했지만 주 첫 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선발로 준비하지 않았고, 불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던 터라 이태양의 선발 전환은 모험이면서도 팀 상황상 불가피한 고육책이었다. 선발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고 한들 이태양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으나,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잘 잡고 연착륙을 하는 모습이다. 이렇게만 던져준다면, 태양의 시간에는 어두울 걱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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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