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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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김준수 "피의 굶주림 느끼고 싶다면 샤쿨을"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1.06.22 16:12 / 기사수정 2021.06.22 16:1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김준수에게 뮤지컬 ‘드라큘라’는 초연부터 사연까지 함께한 남다른 작품이다. 본인은 여전히 쑥스러워하지만, 그에게 붙는 ‘드라큘라 장인’ 수식어는 과언이 아니다. 

김준수는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열연 중이다. 

“‘드라큘라’는 제가 가장 많은 회차를 한 뮤지컬이에요. 말 그대로 한 번도 빠짐없이 한 작품이기 때문에 초연작에 출연하는 것보다 다른 느낌의 부담이 있는 것 같아요. 매번 할 때마다 ‘샤쿨’이라며 좋은 얘기와 좋은 반응을 주시는데, 그래서 똑같이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미리 보신 분들에게 같은 감동을 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워낙에 재관람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기준선이 높은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서 노래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발전하는 모습, 샤쿨만이 할 수 있는 무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객의 기대감이 있다 보니 거기에 따라오는 부담감, 중압감이 엄청나죠. ‘드라큘라’는 불과 작년에 했고 시나리오, 무대, 배우들이 다 똑같아 더 그런 생각이 들었죠.”

김준수가 맡은 드라큘라는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캐릭터다. 초연부터 사연까지의 과정을 거치며 김준수만의 치명적이고 신비로운 드라큘라를 완성했다.

“그 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높은) 기준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아무래도 큰 것 같아요. 그럼에도 ‘드라큘라’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김준수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어서 더더욱 할 때마다 각오가 남달라요. 드라큘라가 또 언제 올려질지 모르지만 그때마다 배우로서 함께 가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드라큘라’는 소설을 기반으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애절하게 그려냈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뒤 작품을 업그레이드해 여러 나라에서 성공을 거뒀다. 한국에서는 2014년 초연 후 2016년, 2020년에 이어 현재 사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다양한 변천사가 많았어요. 신이 추가됐다가 빠지거나 아예 새로 바뀌기도 했고요. 한국에서는 초연이지만 수많은 국가에서 올려진 작품이었어요. 초연 때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감사하게도 저의 의견을 어필했고 많이 반영됐어요. 새로운 곡도 추가됐죠. 한국 버전은 같은 시나리오로 올려진 다른 나라의 그 어떤 ‘드라큘라’보다 완성도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초연부터 한 배우로서 너무나 뿌듯한 마음이 있고 그래서 의미가 남달라요.”

전 시즌과 디테일을 조금씩 달리하며 차별화된 느낌을 주기 위해 신경 썼다. 

“이번에는 ‘약’을 많이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했어요. 작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으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굳이 ‘강’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부분에서는 더 약하게, 조금 더 힘을 빼고요. 대사 톤이나 제스처나 표정, 몸짓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주려고 해요.”

시즌 자체의 차별점도 있지만, 매회 다른 모습을 보이려 한다. 안주하지 않는 덕분에 관객들도 늘 그의 공연을 찾는 것일 터다.

“(정해진)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똑같은 신이어도 배우마다 자율성이 허용돼요. 같은 타이밍에 다른 대사를 하거든요. 삼연 때는 정해지면 획일하게 그대로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분명히 여유가 생겼을 것이고 그날그날 상대 배우가 주는 톤, 다른 해석, 또 나의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맞춰 같은 대사도 매회 다르게 하고 있어요. 

처음 보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계속 보는 분들은 아실만한 것들이에요. ‘당신은 이미 결혼했어요’를 했다가 어느 날은 ‘당신은 나와 결혼했어요’라고 하고 ‘이미 나와 결혼했어요’ 하다가 그날그날 느낌이 달라요. 톤의 차이도 많이 주고요. 사연이라서 여유가 있다 보니 그때의 기분, 분위기에 따라 맞춰서 할 수 있는 여유도 있어요. 계속 보러오는 분들에게 색다른 묘미, 찾아내는 묘미, 디테일의 차이를 드리는 게 배우로서 보답할 길이지 않나 싶습니다.”

신성록, 전동석과 트리플캐스팅됐다. 3인 3색 드라큘라인 가운데 김준수만의 드라큘라는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물으니 “제 입으로 대답하기가 어렵다. 부끄럽다”라며 웃어 보였다.

“부끄러워서 망설여지고 조심스럽고 창피한데 조금 더 인간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드라큘라스러운, 혹은 좀 더 지나쳐서 약간은 사이코적인 광기, 피의 굶주림을 느끼고 싶다면 샤쿨을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우리가 예상한 드라큘라, 상상 속에 있던 막연한 느낌을 무대에서 느끼고 싶으시다면요. 이런 얘기 하기 너무 힘드네요.” (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씨제스엔터, 오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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