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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스포츠 15人 ⑩] 지소연, 그녀의 힘찬 날갯짓이 이제 시작되다

기사입력 2010.12.24 05:03 / 기사수정 2010.12.24 05:04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여기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병수를 닮은 소녀가 있다. 가냘픈 몸으로 그녀는 한국을 넘어 세계를 뒤흔들었고 2010년 한 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이 주인공은 바로 지소연(19, 아이낙 고베)이다. U-20 월드컵 3위와 피스퀸컵 우승, 그리고 아시안게임 동메달까지 한국 여자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쓰일 때마다 그녀가 빠진 적은 나이 제한에 걸려 참가하지 못한 U-17 월드컵 우승을 빼고 한 번도 없었다.

청소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지소연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여자축구 자체에 대한 무관심도 한 몫 했지만 '청소년 레벨'의 선수에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는 없었다.

그리고 독일에서 벌어진 FIFA(국제축구연맹) U-20 여자 월드컵에서 지소연은 마치 '한풀이'를 하듯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지소연은 대회 기간 동안 무려 8골을 작렬하며 실버슈와 실버볼을 수상해 '2관왕'을 차지했다.



사실 청소년 대회 3위라는 성과는 '우승 지상주의'에 비교해봤을 때 큰 업적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이 전까지 냉정하게 '아시아 중상위'권의 팀이었다.

지금까지 성인 월드컵 출전은 단 1회에 불과했고 아시아에서 북한, 일본, 중국 다음으로 꼽히는 팀이 한국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 대회 3위는 어찌보면 2002년 월드컵 4위보다 더 놀라운 성적이었다.

월드컵으로 인하여 지소연은 이제서야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인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성인 대표팀 합류 후 처음으로 치른 대회인 피스퀸컵에서 지소연은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이은 대회에 피로가 누적된 탓도 있었지만 성인 무대에서 장신의 외국 수비수를 상대하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지소연은 단점을 바로 보완할 줄 아는 선수였다. 피스퀸컵 이후 치러진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의 강호를 상대로 피스퀸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슬럼프는 짧게 끝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한편 지소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그녀의 거취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미국, 독일 등 다양한 나라에서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 일부 팀은 입단을 타진하는 등 한국산 초특급 유망주의 몸값은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미국, 독일이 아닌 일본으로 결정됐다. 아직까지 세계 여자축구계에서 지소연은 냉정하게 '가능성 있는 유망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었다.



이제 지소연은 청소년 무대에서 벗어나 성인 무대에 입성했다. 청소년 시절과는 달리 성인 무대는 더욱더 어렵고 더욱더 냉정해진다.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지소연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재목이다.

2010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지소연이지만 앞으로 더 최고의 순간은 많이 남아있다. 일본 무대를 뛰어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고 싶다. 2011년에도, 12년에도 지소연의 기사를 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사진=지소연 ⓒ 엑스포츠뉴스 DB,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성룡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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