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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형, 테이 매니저 아닌 배우 "진정성 있는 연기 할래"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04.14 11:00 / 기사수정 2021.04.13 15:2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연극 ‘스페셜 라이어’에서 바비 프랭클린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조찬형은 가수 테이와 ‘쌍방 매니저’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테이와 그동안 소속사 없이 서로의 매니저가 돼 섭외 전화 등을 대신 받아준 것이다.

‘전참시’ 출연 후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자신을 배우가 아닌 테이 매니저로 알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테이 친구', '테이 매니저' 꼬리표가 부담스럽긴 해요. 아예 모르는 사람이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는 것과 예능에서 알려진 사람이 드라마에 나오는 건 다르거든요. 테이 씨 얘기를 안 하려 해도 안 할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저도 여자를 만나고 연애하고 결혼해야 하는데 우리끼리 이렇게 살다간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생각해 떨어져 살고 있어요.”  

조찬형은 배우다. 2009년 MBC 드라마 ‘2009 외인구단’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전참시’ 출연 후 매니저로 알려져 배우 일이 없어졌다며 ‘웃픈’ 사연을 털어놓았다.

“요즘 사람들은 TV로 보지 않고 ‘짤’로 보잖아요. 그것만 보면 매니저로 보여서 걱정됐어요. 원래는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을 정도로 조용히 일을 계속해왔거든요. 절 아는 분도 ‘너 배우 그만두고 매니저 하는 거 아냐?’라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저를 배우가 아닌 ‘잘생긴 매니저’ 느낌으로 보더라고요. 그래도 절 알릴 계기가 돼 고마운 프로예요. 공주를 알렸고 시장님도 고맙다고 연락이 왔어요. 제가 선하거나 좋은 사람은 아닌데 착한 사람처럼 예쁘게 나오기도 했고요.” (웃음)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선수로 활동했다. 야구를 그만둔 뒤 대학교 때 연극영화과를 다니던 친구의 권유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야구선수를 하다 그만두고 몇 년간 뭘 할까 고민했어요. 연예인을 할 마음은 없었어요. 회당 2만 원을 준다는 말에 연극을 시작했죠. 어릴 때도 지금도 즐겁게 사는 게 바람이거든요.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인데 이것만큼 즐겁지 않더라고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무대에 섰는데 투수로서 마운드에서 공을 잡을 때만큼 두근댔어요. 그러다 ‘2009 외인구단’ 오디션에 덜컥 돼 집도 절도 없이 서울에 올라왔고 덜컥 배우를 하게 됐어요.”

조찬형은 시종 자신을 ‘무명 배우’로 지칭했다. 그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피아니시모’, 영화 ‘글러브’, ‘퍼펙트 게임’, ‘명당’ 등에 얼굴을 비쳤다. 중국에서 영화 두 편의 주인공이 되는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이 기대됐으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로 인한 한중 갈등으로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연기를 사랑하지만 살아가야 하잖아요. 선택돼야 하는 현실 속에서 먹고 살아야 해요. 제 나이 또래의 무명 배우들이 한 명씩 포기해요. 저도 이 일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연기를 계속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 됐어요. 그런 생각을 할 때 테이가 항상 ‘할 수 있어’라고 해줬어요. 좋은 친구가 옆에 있어 잘 버텼죠. 테이와는 야구선수 출신인 민우혁 배우를 통해 알게 됐어요. 나윤권 씨 등 83 모임이 있었는데 볼링치고 수다 떨고 밥 먹으면서 친해졌죠. 제 나이 친구들은 다 결혼했으니 우리끼리 노는 거죠. 현재 일산과 잠실에서 각자 사는데도 맨날 통화하고 만나고 해요.” (웃음)

현재 절친인 테이와 함께 연극 ‘스페셜 라이어’ 무대에 서고 있다. 테이는 존 스미스 역할을 맡았고 조찬형은 바비 프랭클린을 연기하고 있다.

“친구와 같은 무대에 서는 일이 많지 않잖아요. 즐겁고 설레고 테이와 설 때는 마음이 편해요. 무대에서 만나 눈을 마주칠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 무대에서 우리 둘이 즐기고 있구나 하는 안정감이 생겨요. 저희는 서로 쓴소리를 해줘요. 좋은 말은 누구든지 해주잖아요. 우리는 친구니까 그렇게 하지 말자, 잘한 건 잘한 거고 못한 걸 봐주자 해요. 저는 테이 씨에게 허둥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줬고 테이 씨는 무대에 많이 서봤으니 위치나 호흡, 동작들을 알려줬어요.”

연기할 때가 제일 즐겁다는 조찬형의 목표는 뭘까. '유명 배우'보다는 소처럼 일을 많이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과거는 많이 미미했어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되지 않을까 해요. 좋아하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 많이 보여준 게 없었지만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로 알려졌으면 해요. 지금 하는 ‘스페셜 라이어’가 배우로서의 저를 알리게 해줬다는 점에서 너무 고마워요. 현장에서 ‘찬형 씨’, ‘선배님’ 소리를 듣다가 배우님 소리를 듣거든요. 내가 배우였구나 하고 마음을 다지게 됐어요. 앞으로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정직하게 힘닿는 데까지 연기하는 게 소망이에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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