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는 양석환, 남호를 데려 오려 채지선, 함덕주를 LG 트윈스에 보냈다. 이적 선수가 생겼으니 등번호를 다시 달아야 하는데, 비어 있는 번호를 골랐다고 하는 셋과 다르게 양석환만 등번호를 유지하게 됐다. 53번이다. 두산 퓨처스 내야수 오명진이 양보했다.
양석환은 "두산에서도 53번이다. 사실 비어 있는 번호는 아니었다. 오명진 선수가 달고 있었는데, 트레이드됐다고 듣고 두산 1군 매니저 님과 통화하다가 '등번호가 몇 번이었느냐. 53번 달고 싶으냐'고 물어 봐 주셔서 '비어 있느냐'고 물었다. '달고 싶다면 양해를 구하고 달게 해 주겠다'고 해 주셔서 달게 됐다.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추신수 선배만큼은 아니더라도 작은 선물을 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SSG 랜더스까지 등번호 17번을 달아 왔는데, 기존 17번 이태양이 먼저 흔쾌히 양보해서 등번호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추신수는 이태양에게 2천만 원 상당 고가 시계를 선물했다. 스포츠계 자주 있는 문화라서 양석환 역시 오명진에게 보답하겠다고 했다.
양석환은 취재진과 이야기하다가 "추신수 선배만큼 고가 선물은…"이라며 다급하게 손을 흔들더니 "오명진 선수가 기대할 만큼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선물을 하려 한다"며 웃었다.
양석환은 '53번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 데 "그렇다"며 "입단 초부터 늘 달아 왔다. 트레이드돼 오고 나서 등번호를 새롭게 바꿔 볼까 생각해 봤지만 스스로 어색해할 것 같더라. 더구나 새 팀이라서 모든 것에 어색해할 것 같아서 '등번호라도 익숙한 것으로 달자'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양석환이 LG 시절 달던 53번은 함덕주가 달게 됐다. 함덕주는 "갑자기 오게 돼 번호가 많이 없어서 53번을 달았다. 이 번호를 달고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두산에서 1번을 달고 뛰었는데, 이제 1번은 박치국이 달고 박치국이 달고 뛰던 6번을 오명진이 받았다.
양석환은 25일 두산-LG 경기에서는 LG 소속으로 뛰다가 하루 새 더그아웃을 옮겨 뛰었다. 53번을 입고 있는 함덕주도 봤다. 그는 "잘 어울리더라"라며 "LG 53번을 뒤에서 보니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나로서는 느낌이 묘하더라"라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윤다희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