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지난달 말, 박지성의 세비야 이적설이 고개를 들었지만, 12월 들어서도 박지성의 입지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예년과 비교할 수 없는 공격적 모습으로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시즌 박지성의 단순 기록만 보더라도 박지성의 역할변화를 알 수 있다. 15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반도 안되는 7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3골 1도움을 기록, 득점 수에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루이스 나니,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이어 팀에서 네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기록을 챔피언스리그와 칼링 컵까지 넓히면 5골 3도움, 공격 포인트 부분에서 팀내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 나온다. 지난시즌, 같은 기간까지 득점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모습과 사뭇 대비되는 점이다.
리그 초반, 컨디션 저하로 많은 경기에 결장했음을 고려한다면, 박지성의 최근 활약도가 더욱 빛났음을 알 수 있다. 특히 11월 한 달간, 박지성은 맨유 최고의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부르사스포르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1도움을 시작으로 울버햄튼과의 리그 경기 두 골, 위건전 1도움, 블랙번전 1골 등 맨유의 11월 일정에서 5경기에 선발, 한 경기 교체출전하며 3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대부분 주전 선수가 휴식을 취한 레인저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경기와 칼링컵 웨스트햄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 출전했고, 유일한 교체 출전이던 부르사스포르전도 출전시간이 62분에 달했다. 특히, 울버햄튼과의 경기는 박지성의 원맨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서 주지해야 할 만한 사실은 당시 맨유는 나니, 라이언 긱스, 안토니오 발렌시아 등 팀의 측면 자원이 줄줄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박지성이 맨유 공격의 에이스 역할을 해야했는데, 기록상으로도, 활약도에서도 박지성은 이를 충실히 해냈다. 박지성이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는 4승2무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고 득점이 무려 16골에 달할 정도였다.
11월의 상승세는 이번 달 들어서도 계속됐다.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올드 프래포트 경기장에서 열린 발렌시아 CF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박지성은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맨유의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후반 17분, 과감하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안데르송의 동점골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그 외에도 전반전의 그림 같은 발리 슈팅, 유럽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우측 풀백, 미겔을 상대로한 자신감 넘치는 돌파력, 수비 세 명을 제치고 웨인 루니에게 제공한 완벽한 패스 등, 최근 절정의 감각을 자랑한 박지성은 이번 발렌시아전에서 맨유 공격수중 가장 활발한 활약을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12월 박싱데이를 전후해 펼쳐지는 맨유의 살인적인 경기 일정은 박지성의 컨디션 유지에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다. 박지성은 올 시즌, 남아공 월드컵 참가로 비시즌 휴식이 부족했고, 팀 훈련에 참가하며 몸을 만들 시간도 부족한 채 이번 시즌에 임했다. 게다가 EPL의 지옥같은 연말 일
이 끝나면, 박지성은 다시 한번 대표팀에 합류,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 컵을 준비해야 한다.
즉, 어느 해보다 많은 경기를 박지성은 올 시즌 소화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행히,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채력 안배를 위해 레인저스전, 웨스트햄전에서 휴식을 부여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러나 발렌시아가 빠져있는 상황에서, 박지성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일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박지성이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기에 적절한 경기 출전은 필수지만, 혹사는 오히려 슬럼프를 불러 일으키기 쉽다.
앞으로 남은 경기, 적절한 채력 안배로 남은 시즌의 절반을 준비하는 지혜로움이 박지성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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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