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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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2세' 무라카미 카나코의 빛과 그림자

기사입력 2010.12.07 09:08 / 기사수정 2010.12.07 11: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1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2010-2011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157cm의 단신 스케이터는 110.18의 점수를 받으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54.75점으로 2위에 오른 무라카미 카나코(16, 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운이 좋게도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던 카롤리나 코스트너(23, 이탈리아)는 점프 실패를 반복하며 프리스케이팅 6위로 내려앉았다.

부상 중인 레이첼 플랫(18, 미국)에 이어 프리스케이팅 2위에 오른 무라카미는 시니어 그랑프리 첫 정상에 등극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무라카미는 1차대회인 NHK트로피에서 3위에 올랐다.

그리고 5차대회인 'Skate America' 정상에 올라서며 오는 12일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009-2010 시즌 주니어 여자 싱글 챔피언이었던 무라카미는 일본 피겨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일본의 큰 기대를 얻고 있는 '소치 올림픽 기대주'

선배인 아라카와 시즈카(29,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아사다 마오, 그리고 안도 미키처럼 무라카미도 체계적인 피겨 육성 시스템 속에 성장했다.

무라카미가 국제무대에서 부각이 된 것은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부터였다. 주니어 선수로 출전했던 14세의 무라카미는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 다음 시즌인 2009-2010 시즌부터 무라카미는 주니어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주니어 세계선수권 1위에 오른 이후, 무라카미를 후원하는 스폰서는 10개를 넘어섰다. 귀여운 외모와 발랄한 연기력을 지닌 무라카미는 상품성도 인정을 받았다.

각종 CF를 비롯해 오락프로까지 얼굴을 내민 무라카미는 일본 팬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니어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한 올 시즌에는 무라카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우선, 아사다 마오의 몰락이 무라카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무라카미와 비슷한 동년배인 미라이 나가수(18, 미국)와 레이첼 플랫의 부진도 무라카미의 상승세로 나타났다. 연기력에 자신이 없었던 아사다 마오에 비해 발랄한 캐릭터로 자신을 어필한 점도 '무라카미 열풍'의 한 요소였다.



아사다의 단점까지 이어받은 무라카미, 러시아 경쟁자들도 위협적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무라카미는 이번 대회 입상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2014년 소치 올림픽이 무라카미의 최종적인 목표다. 현재의 무라카미를 완성한 이는 아사다 마오의 스승으로 유명한 야마다 마치코 코치다.

아사다와 똑같은 스승 밑에서 지도를 받은 무라카미는 여러 면에서 아사다와 흡사하다. 점프의 도약과 자세, 그리고 점프의 질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우승을 차지한 Skate America에서 무라카미는 트리플 러츠가 롱에지(e로 표기, 잘못된 스케이트 에지로 뛰는 점프) 판정을 받았고 트리플 룹도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무라카미 카나코는 올 시즌 출전하는 여자 싱글 선수 중,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 몇 안되는 선수다.

그러나 무라카미가 구사하는 트리플 토룹 + 트리플 토룹은 3+3 콤비네이션 점프 중 가장 쉬운 기술에 속한다. 그리고 아사다와 똑같이 트리플 러츠를 뛰지 못하는 점도 무라카미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플러츠(플립에 가까운 잘못된 러츠)를 구사하는 무라카미는 롱에지 판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러츠를 못 뛰는 약점은 점프의 구성에 큰 영향을 주었고 결국, 기초점수를 구성하는 점프의 구성 난이도는 그리 높지 못하다.

만약, 미라이 나가수와 카롤리나 코스트너, 그리고 레이첼 플랫 등이 자신의 연기를 완벽하게 수행한다면 무라카미의 상위권 진출은 힘들어 진다. 러츠는 물론, 플립과 룹에도 문제점이 있는 점도 무라카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실제로 Skate America의 경우, 카롤리나 코스트너와 레이첼 플랫이 큰 실수를 하며 무너졌던 점이 무라카미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또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유망주들도 소치 올림픽을 노리는 무라카미의 경쟁자들이다. 러시아가 자국에서 열리는 소치 올림픽을 겨냥해 육성하고 있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4)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4, 이상 러시아)는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석권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국제 대회에 출전해 심판들에게 어필해온 무라카미는 현재까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보는 이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귀엽고 발랄한 캐릭터를 지녔다는 점과 기복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무라카미의 장점이다.

무라카미는 아사다를 키워낸 야마다 코치의 총애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사다가 지녔던 약점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은 점은 무라카미의 과제로 남아있다.

이번 그랑프리파이널에 진출한 무라카미는 안도 미키(23), 스즈키 아키코(25) 등 자국의 선배는 물론, 레이첼 플랫과 카롤리나 코스트너와 함께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사진 = 무라카미 카나코, 야마다 마치코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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