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29 09:09 / 기사수정 2010.11.29 09:09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대표팀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홍명보호는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해 출항했지만, 아랍에미리트(이하 UAE)와의 준결승에서 뜻밖의 일격을 당하며 대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음에도, 그들은 대회 막판까지 투혼을 보여주며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이 대회에서 홍명보호는 그동안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았던 와일드카드 잔혹사를 어느 정도 잠재웠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AS 모나코)과 김정우(상무)라는 2장의 와일드카드를 선택했다. 이들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물론 대표팀 주축이었기에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탁월해 보였다. 그럼에도, 지난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와일드카드 제도에서 한국은 번번이 실패했기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수비수 이임생이 부상으로 중도에 귀국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홍명보가 부상을 당해 강철로 교체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지속했는데 와일드카드로 뽑혔던 김남일, 송종국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유상철과 정경호를 대신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영표, 이운재, 김영철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며 우승을 노렸지만, 이영표가 이란과의 준결승 승부차기에서 골대를 맞춰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도 이천수와 김두현 그리고 김동진이 와일드카드로 발탁됐지만, 눈에 띄는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이에 이번 홍명보호도 와일드카드 잔혹사의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는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다.
우선, 김정우는 전 경기 선발 출전하며 미드필더의 핵심으로서 후배들과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상대의 공격을 2선에서 잘 차단해 중원 장악에 이바지했으며 상황에 따라 위협적인 공격 가담을 통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에 그치지 않고 16강 중국전에서는 한국의 8강행을 이끄는 결승 득점에 성공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박주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뒤늦게 합류했음에도, 박주영은 대회 내내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공격 선봉장에 나섰다. 대표팀 공격의 리더로서 매 경기 선발로 뛰었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6경기에서 4득점 1도움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만, UAE와의 4강에서 득점포를 침묵한 점은 유일한 오점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에서 홍명보호는 금메달 사냥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만일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면, 김정우와 박주영이 보여준 활약상은 화룡점정을 찍었음은 물론, 한국 축구의 저주였던 와일드카드 잔혹사도 완전히 깨졌을 것이다.
비록,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대회 종반까지 투혼을 보여주며 금메달만큼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기에 김정우와 박주영이 보여준 활약상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사진 (C) Gettyimages/멀티비츠]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