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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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을 부르는 이름, LG 트윈스

기사입력 2007.04.23 09:42 / 기사수정 2007.04.23 09:42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잠실, 박종규 기자] 스탠드를 꽉 메운 빨간 막대풍선의 물결,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무적LG’의 함성. LG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프로야구가 함께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 시즌 LG의 팬들은 마냥 즐겁다. 연일 이어지는 명승부와 계속 된 승리, 그라운드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선수들이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명장’ 김재박 감독을 영입한 이후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몇 경기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선보여 LG팬들은 ‘올해도...’라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연일 이어지는 명승부에 이은 연승행진에 잠자던 야구팬들이 다시 깨어나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LG와 삼성의 경기가 열린 22일 잠실야구장. 휴일을 맞아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다. 전날(21일)과 마찬가지로 1루 내야석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LG의 승리를 기원하는 팬들로 가득했던 것이다.

- 같은 상황, 허나 지난 시즌과 다른 반응

최대 라이벌 삼성과의 경기, 그리고 '복귀파' 봉중근의 선발등판 경기를 지켜보려는 팬들은 경기 내내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고 경기는 2-1로 LG가 앞선 채 9회 말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가장 컨디션이 좋은 LG의 새로운 수호신 우규민이 9회 초 2사 후 동점을 허용했다.

LG 팬들의 반응이 다소 의외였다. 우규민이 거의 다 이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해주는 것이었다.

LG 팬들은 12회 말 2사 상황에서 이대형의 내야땅볼에 대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분노했다. 야구장에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행동인 그라운드에 물병을 투척하기에 이르렀다.

5시간에 가까운 긴 경기시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관중이 판정에 의해 승부가 갈리니 그 아쉬운 마음은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그래도 물병투척이 더욱 아쉽다) 그너나 LG 팬들의 반응에 또 한 번 놀랐다. 경기 종료에 분노하던 팬들도 선수단 전원이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 인사를 하자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힘찬 환호성으로 응답하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 LG 팬들은 여러 차례 경기장에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거의 LG 구단에 대한 항의였고, LG 선수단의 경기력에 대한 불만이었다.

LG 선수들은 올 시즌 팬들의 반응에 깜짝 놀라며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다.

- 전통의 강호 부활, 프로야구는 즐겁다.
 
LG는 2007프로야구의 초반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22일 현재 평균 관중 수 18565명으로 8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롯데(17765명)에 근소하게 앞서있다. 우습게도 지난 시즌 8위와 7위였던 LG와 롯데가 평균 관중 1,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경기) LG의 안방경기에 입장한 관중 수에 비해 무려 90%가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고는 1995년의 22760명으로 8경기 중 4경기가 만원사례였다. 흥행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시즌 평균 18322명을 동원했던 1993년의 기록을 넘어설 태세다.

그동안 프로야구가 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던 이유 중에 관중이 많은  부진에 팬들을 많이 소유한 팀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영향도 크다. 최근 LG와 롯데의 성적이 기대 이상이자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아 부활하고 있는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 18,000이라는 숫자가 주는 희망

야구를 보기 위해선 야구장을 찾아야 했던 1993년과 인터넷과 케이블TV로 야구를 볼 수 있는 2007년의 1만 8천 명의 숫자는 개념적으로 다르다.

굳이 야구장에 찾아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야구장을 직접 찾는 팬들이 많다는 것은 구단의 팬서비스와 경기장 시설에 대한 만족을 의미한다. 또한, 좋은 성적은 언제나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해 한화가 류현진, 구대성, 송진우 등 스타들의 활약으로 관중동원에 성공했듯이 LG도'이기는 야구'로 관중을 불러모으고 있다. 다른 구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2007프로야구 흥행의 견인차 구실을 할 전망이다.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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