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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현빈 "손예진, 겉으론 고요·차분…안에선 용광로처럼"

기사입력 2021.01.10 10:00 / 기사수정 2021.01.09 20:53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음….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웃음) (손)예진 씨도 겉으로는 고요하고 차분해요. 그런데 안에서는 무언가 용광로처럼 끓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연기에 대한 것도 그렇고, 흥도 많고요. 그래서 저 역시도, 예진 씨의 다른 모습과 다른 연기를 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죠." (2018.09.17 '협상' 인터뷰 중)

2021년의 첫 날인 1월 1일, 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열애 이야기로 하루가 떠들썩하게 지나갔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해 2월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함께 출연한 후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밝히며 공식적으로 열애를 인정했죠.

각각 2003년(현빈)과 2001년(손예진)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꾸준히 활약해 오던 1982년 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지난 2018년 9월 개봉한 영화 '협상'을 통해 한 작품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현빈과 손예진은 20년 가까이 연예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켜오며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입니다. 으레 한 번쯤은 작품에서 만나지 않았을까 싶은 조합이지만, '협상'이 크랭크인했던 2017년이 돼서야 작품 안에서 이들의 투샷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었죠.

'협상'에서 현빈은 인질범 민태구 역을, 손예진은 위기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아 대립하는 연기를 펼쳤죠. 스토리의 특성상 이원 촬영 방식으로 두 사람이 서로를 모니터로 바라보며 연기를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현빈과 손예진도 '실제 얼굴을 마주봤던 시간이 적었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죠.

당시 현빈과 손예진은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 간담회 등을 통해 "모니터를 보면서 연기를 해도, 그렇지 않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얼굴은 많이 마주보지 못했지만)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동지 의식 같은 것이 생기더라"고 서로를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못 다한 아쉬운 만남은, 개봉 후 무대인사 등을 통해 관객들을 직접 만나며 아낌없이 이뤄졌습니다. 현빈과 손예진이 '협상' 부산 무대 인사를 위해 이동하던 중 KTX안에서 촬영해 SNS에 게재한 짧은 영상은 남다른 훈훈함을 안기며 온라인상에서 많이 회자되기도 했죠. '두 사람이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잘 어울린다'는 말도 이때부터 더욱 더 언급됐고요.


두 사람의 열애 인정 후, 작품 속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 '협상'의 인터뷰에서 현빈이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들춰봤습니다. 서로에 대한 언급이 빠질 수 없었죠.

앞서 손예진은 '협상' 인터뷰 당시 '이전에 현빈과 친분은 전혀 없었냐'는 물음에 "예전에 시상식에서 한 번 마주쳤던 것 말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얘기했습니다. '협상' 개봉 때 현빈을 다시 만난 것도 영화 촬영을 마친 후 1년 만이라고 덧붙였죠.

손예진은 '항상 고요하다. 침착하고 차분하고 화도 없다'는 표현으로 현장에서 봐왔던 현빈을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에서 현빈에게 이 얘기를 전하자 "음….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라고 미소를 지으며 "그런 지점에선 (손)예진 씨도 어느 부분은 똑같은 것 같은데…. 겉으로는 고요하고 차분하신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죠.

"예진 씨도 겉으로는 고요하고 차분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안에서는 무언가 용광로처럼 끓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연기에 대한 것도 그렇고, 흥도 많고요. 그래서 저 역시도, 예진 씨의 다른 모습과 다른 연기를 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어요."

이내 "예진 씨도 굉장히 차분한데…"라고 나지막이 말을 더하며 쑥스럽게 웃어 보이는 현빈에게 '손예진과 둘이 서있기만 해도 잘 어울린다는 말이 있다'는 대중의 반응을 전하자, 1초도 쉬지 않고 다시 답을 전해왔습니다.



"그래서, 예진 씨와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이 작품에서 서로 못 보고 연기했던 것이 많아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진짜 나중에는 적으로 만나지 말고 로맨틱코미디나 멜로처럼 다른 장르에서 꼭 다시 봅시다'라고 얘길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웃음)"

당시 손예진이 현빈을 '(현)빈 씨'라고 칭했다는 말에 "저는 '손 배우'라고 부른다"며 또 한 번 미소를 머금었던 현빈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파트너 손예진을 향한 존중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현빈의 의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손예진의 표현처럼, 인터뷰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고 정제된 말투로 조근 조근 이야기를 전하며 "하고 싶고 끌리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그 힘든 시간들이 저는 훨씬 더 행복해요. 그래서 그렇게 작품을 찾다 보니 소재나 캐릭터가 아주 큰 폭은 아니더라도, 조금 조금씩 다르게 하고 싶어 하는 욕심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고요"라고 속내를 전했죠.


손예진과 로맨틱코미디나 멜로 장르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얘길 나눴고, 배우 본인도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만추'(2010),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2011) 등 기회가 닿을 때마다 멜로에도 꾸준히 참여해왔습니다. '멜로 전문 아니냐'는 농담 어린 말에는 "요즘 영화에 멜로가 많이 없지 않나요. 그렇죠? 안타까워요"라고 취재진에게 되물으며 좋은 멜로 영화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얘기했죠.

영화는 아니었지만, '협상' 개봉 후 영화 '창궐',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까지 쉼없이 활동하던 현빈은 멜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했고, 손예진과도 재회해 작품의 성공을 이끌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습니다.

'협상'에서 시작된 현빈·손예진을 향한 팬들의 응원도 두 사람이 실제 연인 같은 다정함을 자랑한 '사랑의 불시착'에서 정점을 찍었죠. 그렇게 동갑내기 두 사람은 동료에서 연인이 되는 해피엔딩을 맞이했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영화·드라마 스틸컷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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