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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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F1챔피언 베텔, '제2의 슈마허는 바로 나'

기사입력 2010.11.15 08:39 / 기사수정 2010.11.15 08: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나는 언제나 이길 준비가 돼있다. 어떤 상대라도 낮게 평가하지 않지만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이기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

23세 4개월의 젊은 드라이버가 2010 포뮬러원(Formula One)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 14일(한국시각) 막을 내린 F1 그랑프리 19라운드 아부다비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한 베텔은 '무결점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29, 스페인, 페라리)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아부다비 대회 우승 포인트 25점을 획득한 베텔은 256점을 획득했다. 불과 아부다비 대회 전까지 월드챔피언이 가장 유력시되던 알론소는 마지막 대회에서 7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였다.

결국, 6점 밖에 획득하지 못한 알론소는 252점에 머물며 베텔에 역전패를 당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F1의 최대관심사는 알론소와 페라리의 만남이었다. 지난해 가을, 페라리는 알론소와의 계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F1 팀과 '무결점 드라이버'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전 세계 F1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은 알론소는 2010 시즌 첫 대회인 바레인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의 기술진과 드라이버가 조합된 페라리의 앞날은 거침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알론소의 행보에 제동을 건 이가 있다. 23세의 젊은 드라이버인 세바스찬 베텔은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정상에 오르면서 올 시즌 월드챔피언 후보로 부각됐다.

베텔은 지난해 월드챔피언인 젠슨 버튼(30, 영국, 맥라렌)에 이어 드라이버 순위 2위에 올랐다. 2009 시즌 막판에는 버튼을 이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상승세에 있었다.

베텔의 소속팀인 레드불 레이싱은 올 시즌 새롭게 선보일 머신을 공개했다. 수석 엔지니어인 아드리안 뉴이가 자신 있게 선보인 'RB6'는 이전 머신보다 진일보한 엔진과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레드불 레이싱이 야심차게 개발한 머신과 드라이버의 '궁합'이었다. 레드불의 '원투 펀치'인 마크 웨버(34, 호주)와 베텔은 RB6에 빠르게 적응해갔다. 특히, 모든 구간에서 속도를 늦추지 않는 베텔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도 베텔에게는 시련이 찾아왔다. 7라운드인 터키GP에 출전한 그는 같은 팀원인 웨버와 순위 경쟁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비가 내렸던 서킷에서 질주를 한 베텔은 무리한 질주로 리타이어를 하고 말았다.



또한, 선두권에서 쾌속 질주하던 웨버도 순식간에 뒤로 쳐졌다. 하지만, 문제는 사고 이후에 나타난 베텔의 행동이었다. 머신에서 내린 뒤, 자신보다 11살 위인 웨버에게 돌았다는 듯 한 제스처를 보였다.

이러한 베텔의 모습이 방송으로 나가면서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뜨겁게 들끓었다. 시즌 중반, 베텔이 잠시 주춤하던 사이, 웨버가 각종 그랑프리를 제패하며 다승 선두에 나서기 시작했다.

웨버와의 불화설도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이 사건 이후로 베텔은 한층 성숙해졌다. 공격적인 레이싱을 구사하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았고 경기 운영도 한층 안정감을 찾았다.

월드챔피언에 등극하기 위해 혹독한 체력 훈련을 소화한 베텔은 시즌 막판에 와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베텔이 올 시즌 우승한 대회 중, 일본과 브라질, 그리고 아부다비는 모두 시즌 막판에 열렸다.

16라운드인 일본 대회를 접수한 베텔은 18, 19라운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알론소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7라운드인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도 베텔은 46랩까지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RB6의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만 리타이어를 선언하고 말았다.

월드챔피언이 가려지는 가장 중요한 대회에서 알론소에게 우승을 빼앗긴 베텔은 챔피언 등극이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은 그를 월드챔피언의 자리로 안내했다.

어느 구간에서건 숨 쉴틈 없이 질주하는 베텔의 공격적인 레이싱은 아부다비GP에서도 이어졌다. 알론소의 월드챔피언 등극이 유력해보였지만 7위로 추락하면서 베텔에 기회를 제공했다.

가장 먼저 골인 지점에 도달한 베텔은 머신 위로 올라가 크게 환호했다. 강인한 체력과 드라이버 기술, 여기에 레드불레이싱의 아낌없는 지원까지 받는 베텔은 23세의 나이에 F1정상에 올랐다.

베텔은 레드불 레이싱과 2012년까지 계약에 체결돼 있다. 전통의 명문 팀인 페라리와 맥라렌을 제치고 올 시즌 팀 순위 1위를 차지한 레드불 레이싱의 중심에는 세바스찬 베텔이 있었다. 그는 시즌 5승뿐만이 아니라 가장 많은 폴포지션(예선 1위)도 기록했다.

베텔은 코리아 그랑프리대회에 '살아있는 전설' 미하엘 슈마허(42, 독일, 메르세데스GP)와 함께 입국했다. 버니 애클레스톤 F1 회장은 슈마허를 이을 재목으로 베텔을 꼽았다. 또한, 올 시즌 월드 챔피언 후보로 베텔을 지목했다.

결국, 애클레스톤의 예언은 적중했고 베텔의 시대는 활짝 열렸다.



[사진 = 세바스찬 베텔 ⓒ Gettyimages/멀티비츠, 세바스찬 베텔, 미하엘 슈마허 (C) KAVO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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