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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부에노 두 골‥ 한국, 남미팀에 또 덜미

기사입력 2007.03.25 06:59 / 기사수정 2007.03.25 06:59

박형진 기자



우루과이 부에노 두 골… 한국, 남미팀에 또 덜미


역시 월드컵 초대 챔피언 우루과이는 강했다. 한국 대표팀은 해외파를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레코바의 노련함과 부에노의 결정력에 무릎을 꿇으며 2대 0으로 완패했다.


친선경기임에도 뜨거운 관심 속에 치루어진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는 양 팀 모두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보내며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했다. 한국은 프리미어리거 3명을 포함하여 7명의 해외파가 선발로 나섰고, 우루과이는 11명 전원을 해외파로 내세운 것.


레코바와 부에노의 합작에 무너진 전반전


대한민국 대표팀과 우루과이 대표팀은 전반 초반 측면 공격을 중심으로 밀고 나갔다. 대한민국은 여독이 풀리지 않은 박지성, 설기현보다 이천수의 움직임이 더 좋아보였다. 이천수는 중앙보다는 좌우측을 왔다갔다하며 측면 공격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전반 12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직접 때린 중거리슛이 골문을 살짝 넘기기도 했다. 우루과이는 카노비오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몇 번의 공격 찬스를 잡았으나 전반 10분을 전후로 전세는 대한민국에게 우세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이천수의 날카로운 움직임은 전반 14분 이영표의 지원 속에 멋진 장면을 만들어냈다. 왼쪽 윙백의 이영표가 깊숙이 오버래핑해서 올려준 공을 이천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으로 연결한 것. 인테르의 골키퍼 카리니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었던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영표는 전반 16분에도 좋은 크로스를 올리며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으나 슈팅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우루과이의 역습을 막지 못하고 전반 19분 첫 골을 내주었다. 전반 초반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카노비오가 왼쪽으로 흘려준 공이 레코바에게 연결되었고, 레코바가 골대 앞에 무방비로 있던 ‘특급 골잡이’ 부에노에게 연결한 낮은 크로스가 그대로 골로 연결된 것. 전반 초반 내내 좋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우루과이의 결정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실점 이후 당황하며 전반 초반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천수가 왼쪽 측면을 전담하며 박지성이 중앙에서 활기찬 움직임을 보이긴 했으나 슈팅으로 이어가지는 못했으며, 설기현과 오범석의 오른쪽은 전반 30분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크로스를 울리지 못하였다. 중앙의 조재진 역시 전반 1분의 슈팅 이후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하며 담담한 모습이었고, 오히려 전체적으로 수비라인이 올라오면서 위험한 역습 찬스를 여러 번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우루과이는 부에노의 두 번째 골로 2대 0으로 앞서갔다. 전반 37분, 중앙에서 레코바가 올려준 롱패스가 부에노의 가슴에 안기면서 단독 찬스를 맞이하였고, 이 상황에서 부에노가 침착하게 슛을 하며 두 번째 골을 뽑은 것. ‘남미 징크스’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계속 했으나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수비수 카를로스 디오고의 호수비에 계속 막히면서 쓴 입맛을 다셔야했다. 한편 두 골을 넣은 부에노는 디에고 페레즈의 지원사격 속에 전반 44분 다시 한 번 1대 1 골 찬스를 맞았으나 미리 마중나온 김용대가 이를 잘 막았다.


탄탄한 우루과이의 포백에 밀린 후반전


한국은 홈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후반 시작과 함께 박지성 대신 김두현을, 이영표 대신 김치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김두현은 중앙에서 패싱 플레이를 주도하며 안정적인 공격을 이끌어갔으며, 후반 5분 카리니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중거리슛으로 한국의 후반 첫 포문을 열었다.


김두현의 투입으로 한국은 미드필더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고, 서서히 볼 점유율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11분에는 이천수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찬 프리킥이 절묘하게 골문을 빗나간 데 이어, 후반 13분에는 이천수가 자신이 직접 얻은 프리킥을 슛으로 연결했으나 카리니 골키퍼의 정면으로 가면서 찬스가 무산되었다.


우루과이는 전반전에 좋은 활약을 펼친 카노비오 대신 국내파 아레발로 리오스를 투입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국은 전반전에 비해 설기현과 오범석의 오른쪽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앙의 조재진이 우루과이의 밀집수비에 막히며 크로스를 슛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조재진은 후반 20분 정조국과 교체되며 나갔다. 우루과이 역시 후반 22분 에스토야노프 대신 AS 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바르가스를, 푸실레 대신 파블로 리마를 투입하며 공격과 수비를 재정비하는 모습이었다.


정조국이 투입된 이후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자 팬들은 “져도 되니 한 골만!”을 외치기도 했으며, 일부 팬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도 했다. 우루과이는 파블로 가르시아를 빼고 월터 가르가노를, 두 골을 넣은 부에노 대신 비그네리를 투입하며 변화를 준 반면, 한국은 더 이상의 선수 교체 없이 경기에 임했다. 체력이 떨어지며 전반의 날카로움을 잃은 한국팀은 종료직전 설기현의 슛이 골대를 맞으며 득점에 실패하였고, 결국 2003년 친선경기에 이어 0대 2 패배를 뒤집지 못했다.


한편, 경기 종료 직전 몇몇 외국인 관객들이 경기장에 난입하여 경호원들과 한판 추격전을 펼치기도 했다. 하늘색 스프레이로 티셔츠에 메시지를 쓴 이들은 경기장 경호원들에게 잡히기는 했으나 관중들에겐 신선한 재미(?)를 주기도 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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