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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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설정은 사치" LG 정찬헌, 열흘의 전사

기사입력 2020.06.17 06:11 / 기사수정 2020.06.17 05:38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등판할 때마다 승전고를 울리는 '열흘의 전사(戰士)'. LG 트윈스 정찬헌의 역할은 특별하고도 든든하다.

정찬헌은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 팀이 9-5 승리를 거두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 시즌 첫 경기를 제외하고 이후 등판한 네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4~5선발 찾기가 올 시즌의 열쇠라고 봤던 LG에게 정찬헌의 활약은 더없이 반갑다.

보통의 선발투수라면 등판을 마친 후 5일, 짧게는 4일 휴식을 취하고 다음 등판에 나서지만 정찬헌은 열흘의 시간을 갖는다. 코로나19 탓에 빡빡해진 올 시즌 일정을 대비하기 위해 5선발 자리에 정찬헌과 이민호 두 명을 투입시킨 LG 벤치의 선택이 그 배경이다. 부상 이력이 있는 정찬헌과 신인 이민호의 보다 안전한 시즌 소화를 위함이기도 한 이 결정은 두 투수 모두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남들보다 길게 주어지는 시간, 정찬헌은 "확실히 몸이 회복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문제는 경기 감각인데, 경기 텀이 길다보니 집중도 면에서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고 말했지만 이내 "그래도 배려해주시는 만큼 잘하라는 거니까, 그런 마음을 안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운드에 올라 모든 걸 쏟아붓고 난 후는 정찬헌에게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회복의 기간이다. 공을 던지지 않는 시간 찾아오는 불안함을 오히려 동기부여로 삼는다. 그는 "나는 열흘에 한 번 씩 던지고, 다른 좋은 투수들이 잘 던지고 있다. 불안함 속에서도 내 기량을 발휘해야 하는 입장이다. 어떻게 보면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공백이 많다는 것은 최대한 기록을 쌓아야 하는 선수에게는 아까운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찬헌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목표를 정해놓는다는 건 나한테는 사치인 것 같다"면서 "이렇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해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 경기, 지금의 공 하나는 더욱 소중하다. 

정찬헌은 "열흘에 한 번 나올 때마다 야수들이 집중하면서 좋은 경기를 해줘서 항상 고맙다"고 동료들에게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열흘에 한 번씩 던지긴 하지만 그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또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잘하든 못하든 팀이 이길 수 있게 던지는 것이 내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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