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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07.03.03 21:46 / 기사수정 2007.03.03 21:46

송한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송한용 기자] 한국 축구는 아시아 최강인가? 막연하게나마 그렇다고 얘기해왔지만 이제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많이 민망(?)해졌다.

 6,70년대…. 아니 길게 잡아 8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 축구는 틀림없이 아시아 최강이었다. 당시만 해도 가끔 중동 국가나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게 덜미를 잡혀도 '그럴 수도 있지 뭐.' 하면서 웃어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러할까? 아시아 국가 중 그 누구도 해보지 못한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 거기다 2002월드컵 4강신화까지 이뤄낸 우리가 과연 아시아 최강일지 한 번 짚어보고 싶다.

 정답은 절대 아니다. 제아무리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에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 냈다고는 하지만 56,60년 제1,2회 아시안컵 우승 이후 무려 46년 동안 우승컵 하나 없는 우리는 절대 아시아 최강이 아니다.

 아시안컵이 열릴 때마다 'X년만에 우승에 도전한다.'는 신문 속 멘트는 매 대회 4년이 가산되어 똑같은 멘트가 반복되었고,  아시안게임 역시 86년 서울대회 이후 무려 20년 동안 금메달은커녕 최근 도하대회에선 노메달의 수모까지 당했다.

 이제 중동은 물론 탈아시아를 외치고 있는 일본, 이번 대회 첫 출전하는 호주, 극심한 공한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마저도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라며 더 이상 우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선배들은 몸 풀기 상대로만 여겨왔던 바레인, 오만, 베트남 등의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국가들도 우리의 덜미를 잡은 경험이 있는 만큼 우리와의 대결을 과거만큼이나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는 커녕 '종이호랑이'로 전락해 버린 것이 지금의 한국 축구의 현주소이다.

 이제 2007 아시안컵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온 국민이 이번에야 말로 하면서 우승을 바라고 있지만 그 길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종이호랑이로 전락해 버린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나아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이번 만은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 올려주길 기대한다.

 1. 탈아시아를 꿈꾸라.

 세계 축구에서 아시아 축구의 수준은 얼마나 될까?  물론 각 대륙 올스타를 총 망라해 치르는 대회도 없고, 설사 그런 대회가 있다 할지라도 조직력이 정비되지 않은 올스타전 성격을 띠게 될 것이기에 이를 객관적으로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6개 대륙 중 5위 정도 일 것이라 생각된다.

 유럽, 남미야 세계 정상급 팀들이기에 배제한다 해도 멕시코, 미국으로 대표되는 북중미 역시 우리보단 한 수 위일 것이고, 대회마다 세계 축구의 강호들을 괴롭히는 아프리카 역시 아시아보다는 한 수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시아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곳은 호주가 빠진 오세아니아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은 탈아시아를 외치며 투자에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에게 깨져가면서도 어린 유망주들을 발굴해 여러 축구 선진국으로 유학을 보내며 키웠고, 이제 한 수 위라고 여겼던 한국과 동등한 위치까지 올라와 서서히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젠 한국을 넘어 세계 축구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또한 2050년 월드컵 우승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계속해서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이미 아시아가 아닌 세계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하기 위해 자그마치 100년이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그들은 2000,2004 아시안컵에서 당당하게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자 반열에 올라섰고, 이번 대회는 아예 포기한 채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리며 이미 2010년 월드컵을 대비하고 있다. 그들에게 지금 지금의 목표는 의미가 없다. 아시안컵 2회 연속 우승으로 이제 더 이상 아시아무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어떤가? 필자는 지금까지 어떠한 축구 기사에서도 탈아시아란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시아 축구 수준은 틀림없이 세계 수준과 비교했을 때 한참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임에도 한국 축구는 탈아시아를 외치며 세계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없이 오직 눈앞에 있는 목표에만 연연하고 있다.

 어찌 보면 최근 아시아대회에서 우승 한 번 없이 그러한 목표를 잡는다는 것도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일본보다 조금 늦기는 했으나 지금이라도 결코 늦지 않다. 탈아시아를 외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것, 그것은 곧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강이 되는 것이고, 그를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것은 곧 아시안컵 우승이다.

 2. 컨페드컵에 출전하라.

 1번에서 언급했던 것을 중복하는 것일지는 모르나 한 국가가 축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인기가 많아 돈벌이가 되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궁극적인 이유는 세계 정상급 팀들은 월드컵에서 우승하기 위함일 것이고, 중위권 팀들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물론 월드컵 출전 자체가 목표인 국가도 많을 것이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프로축구가 있을 것이고, 또한 이렇게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필자는 컨페드컵에 출전하길 바란다.

 2009년이면 남아공에서 컨페더레이션스컵(FIFA Confederationscup)이 벌어진다. 다음해 월드컵 개최국(이번엔 남아공), 바로 이전 대회 월드컵 우승국(이탈리아), 그리고 6개 대륙 축구대회 우승국이 모여 총 8개국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월드컵 1년 전에 열리며, 개최국에 대회 운영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면서 사실상 프레 월드컵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대회이다.

 한국은 2001년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으나 이후 대회에선 단 한 번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 바로 아시안컵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대회, 출전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일진 모른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웬만하면 출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첫째로는 월드컵에 진출할 시 미리 개최국에 가서 그곳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축구는 무엇보다도 경기 분위기가 많이 좌우하는 경기이다. 그곳에 출전해서 그곳의 분위기를 미리 알고 또한 그곳의 기후를 직접 느껴보는 것은 다음해 벌어지는 월드컵에서 틀림없이 우리에게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세계의 내로라하는 강호들과 경기를 할 수 있다. 2002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컨페드컵에서 프랑스, 멕시코, 호주 등과의 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고 이후 체코, 잉글랜드와 같은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치름으로써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자신감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2002월드컵 당시는 그래도 개최국이기에 많은 강호와 실전감각을 키울 수 있었으나 2010 월드컵이 벌어질 때, 세계 정상급의 강호들이 평가전 상대로 우리를 지목할 리가 없다. 그들은 기왕에 하는 평가전이라면 또 다른 강팀들과 일전을 치르는 것을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웬만하면 강팀들과의 일전을 벌이는 것이 좋다. 약팀들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보단 강팀들과의 대결에서 패해보는 것이 우리에게 더욱 이득이 된다는 것은 이미 2002월드컵을 통해 증명된 것이 아닌가?

 셋째, 전 세계 축구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컨페드컵은 각 대륙 컵 우승팀들이 총 출전하는 대회이다. 컨페드컵에 우리가 출전한다면 당연히 전 세계의 축구 흐름을 그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2010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더 많은 자료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절대 아시아 최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축구의 강호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잡아야 하며 또한 아직은 현실적으로 무리이지만 훗날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목표도 삼아볼 만하지 않을까?

 그 첫 관문이 바로 아시안컵 우승이라면 이번 대회 꼭 한 번 트로피를 올려주길 기대한다.



송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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