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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톡] 혼돈의 세리에A, 그 이유는?

기사입력 2010.09.13 16:39 / 기사수정 2010.09.13 16:41

박문수 기자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는 매주 월요일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축구 전문 기자 박문수 기자의 '세리에A 톡!'를 연재합니다. '세리에A 톡!'를 통해 매주 살아있는 이탈리아 축구에 대한 다양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승격팀의 돌풍과 강호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혼돈 그 자체였다.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2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새롭게 승격한 체세나와 브레시아 그리고 레체가 전력의 열세를 딛고 각각 AC 밀란과 팔레르모, 피오렌티나에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승격팀은 아니지만, 칼리아리 역시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AS 로마를 안방에서 5-1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편, 키에보는 지난여름 이적 시장에서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제노아를 원정에서 3-1로 제압하며 리그 단독 선두로 등극했다.

승격팀의 반란에 고전한 강호들

체세나는 17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한 약체였다. 그러나 그들은 홈 개막 경기에서 난적 AC 밀란에 2-0으로 승리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애초 이번 경기는 AC 밀란의 절대적인 우세 속에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시즌 리그를 제패할 것으로 예상된 호비뉴, 호나우지뉴, 알레산드리 파투 그리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로 이어지는 밀란의 판타스틱 4가 가동되는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비록 체세나가 지난 1라운드에서 로마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을지라도, 레체를 홈으로 불러들여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던 AC 밀란에 비해서는 전력상 확실히 열세였다. 여기에 세리에 A로 복귀한 즐라탄과 브라질 대표팀 붙박이 공격수 호비뉴까지 왔으니 리그 잔류를 노리는 체세나에게는 불행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체세나는 완벽한 역습 전술 및 타이트한 압박을 통해 밀란을 제압했고 힘겨운 1,2라운드에서 승점 4점을 확보, 리그 초반 다크호스로 부상하게 됐다. 반면 밀란은 파투의 두 골이 어이없는 오심으로 무효화 됐고, 경기 막판 필리포 인자기가 얻은 페널티킥을 즐라탄이 실축하는 악재까지 겹치며 패했다.

브레시아와 레체도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로베르토 바지오와 안드레아 피를로의 전 소속팀으로 유명한 브레시아는 하부 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오랜만에 세리에 A로 복귀한 홈 경기에서 열광적인 관중의 성원과 선수들의 투혼에 힘입어 난적 팔레르모에 3-2로 승리했다. 카라치올로와 에데르로 구성된 투톱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에 빠뜨렸고, 여러 클럽을 전전했던 마테오 세레니는 결정적인 실점 상황에서 눈부신 선방을 보이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한편, 레체는 피오렌티나가 자멸한 상황에서 상대 중원을 적절히 압박했고 다비드 디 미켈레가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난적 피오렌티나에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밀란과의 1라운드에서 0-4로 패한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대조된 행보, 그 이유는?

리그 초반, 승격팀을 상대하는 팀은 전력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점과 잔류를 원하는 그들의 패기에 쉽게 무너지곤 한다. 한편, 이들은 맞불작전을 통해 상대와 전면 승부를 가리기 보다는 카운터 어택을 통해 빠른 움직임으로 공격을 진행하고 적은 기회 속에서 득점을 넣는 것에 익숙하다.

아무리 골문을 두드리더라도, 득점하지 못하면 이기지 못하는 축구의 특성상 승격팀의 매서운 역습은 골칫거리 그 자체일 것이다. 게다가 리그 초반 그들의 공격 패턴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점도 호재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체세나에 패한 밀란은 알레산드로 네스타의 부재로 생긴 수비 불안을 제외하더라도, 상대가 앞으로 나가며 압박하는 것에 고전하며 패했다. 두 번의 득점이 취소되는 불운을 제외하더라고, 체세나의 발 빠른 역습과 빠른 공수 전환에 완벽하게 무너지며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브레시아와 레체는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이는 체세나도 마찬가지였다)과 선수들의 집념으로 승점 3점을 확보했다.

강호들의 초반 부진, 그 이유는?

밀란이 체세나에 무릎을 꿇은 것도 대이변이었지만, 이번 2라운드 최고의 반전은 로마의 1-5 대패였다.

칼리아리 원정길에 나선 로마는 니콜라스 부르디소의 퇴장으로 수비진이 붕괴했다. 여기에 욘 아르네 리세의 결장으로 왼쪽 측면 공격이 소강상태였고 이적 시장 막판 새롭게 합류한 마르코 보리엘로가 전방에서 고립되며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시즌 리그 초반에도 고전하다가 중반기부터 상승세를 달린 로마의 전례를 고려해도, 이번 시즌 초반 그들의 행보는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

한편, 전 시즌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쏘고 있는 인테르는 우디네세에 2-1로 승리했지만, 경기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인테르가 부진한 이유는 전술의 차이다. 주제 무리뉴가 이끌었던 인테르는 최대한 수비진용을 아래로 내리면서 위협적인 카운터 어택으로 상대를 한 방에 무너뜨렸다. 반면 라파엘 베니테스의 인테르는 점유율을 중시하는 축구를 구사한다. 이는 무리뉴의 인테르와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다.

이에 인테르는 지난 이적 시장에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간절히 원했다. 에스테반 캄비아소와 마스체라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면 상대로서는 압박을 뚫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앞선에 있는 선수들이 점유율을 챙기면서 공격을 전개하게 되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이미 감독은 교체됐고 달라진 전술에 대한 적응이 요구되는 만큼 베니테스는 무리뉴의 그늘을 벗어나 새로운 인테르를 빠른 시일 내로 완성해야 할 것이다.

[사진= 체세나에 패한 AC 밀란 (C)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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