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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34)] 호비뉴의 밀란행, 득이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0.09.02 08:57 / 기사수정 2010.09.02 08:57

박문수 기자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는 매주 목요일 브라질 축구에 정통한 본지 박문수 기자를 통해 브라질 축구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연재물 '삼바 토크'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호비뉴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떠나 AC 밀란에 입단했다.

AC 밀란은 지난 1일 새벽(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맨시티에서 활약하던 호비뉴와 4년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적료는 1,500만 파운드(한화 약 280억 원)이며 연봉은 500만 유로(한화 약 74억 원)라고 한다. 이로써 밀란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에서 데려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 이어 ‘브라질 특급’ 호비뉴마저 영입, 기존의 알레산드리 파투와 호나우지뉴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를 구축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번 삼바 토크 34편에서는 호비뉴의 밀란 합류가 주는 득, 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밀란의 판타스틱4, 브라질의 전철을 밟을까?

현재의 밀란과 비슷한 팀으로는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 나선 브라질이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카를루스 파헤이라 감독의 브라질은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그리고 카카와 호나우지뉴를 지칭하는 마법의 4중주를 보유한 팀이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호나우두와 인테르 밀란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新 축구 황제’ 아드리아누 그리고 당시 최고의 선수였던 호나우지뉴와 AC 밀란의 핵심 카카까지, 그들이 보유한 선수는 적어도 이름값에서는 역대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파헤이라의 브라질은 4-2-2-2라는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대회에 나섰다가 졸전 끝에 8강에서 떨어졌다.

당시 브라질 대표팀을 자세히 살펴보면 최전방 공격수 두 명으로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를 배치했으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카카와 호나우지뉴를 투입했다.

언뜻 보기에는 막강한 득점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굴복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이며 조별 예선에서부터 삐끗하더니 마침내 프랑스와의 8강에서는 졸전 끝에 0-1로 패하며 4강에서 탈락하게 된다. 정적인 최전방 공격수들은 무거운 움직임으로 2선에서 배급한 공을 받지 못했고 호나우지뉴와 카카는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에 봉쇄되며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이는 곧바로 부진으로 이어졌고 파헤이라의 브라질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물론, 토너먼트라는 단기전에서 극단적인 공격적인 전술이 성공할 가능성은 있지만, 공수 균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런 점에서 호비뉴의 합류는 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AC 밀란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알레산드리 파투, 호나우지뉴 그리고 필리포 인자기라는 수준급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인자기가 1973년생이라는 점에서 슈퍼 서브로 기용될 가능성을 고려해도 그들은 이미 주전급 공격수 3명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호비뉴까지 합류했으니 과유불급이라는 우리의 고사성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비록, 호비뉴의 합류가 밀란의 공격진 로테이션을 가능하게 할지라도 4명 중 한 명은 반드시 후보로서 벤치에 앉아야 할 것이다. 또, 즐라탄과 호비뉴가 각각 바르사와 맨시티를 떠난 이유 중 하나가 출전 시간 보장임을 고려할 때 교체 출전으로 말미암은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 공격진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며 리그 후반 미끄러진 밀란의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호비뉴의 합류가 밀란에 큰 힘이 되는 이유

그럼에도, 호비뉴의 합류는 실보다는 득이 많다.

AC 밀란이 호비뉴를 영입한 이유 중 하나는 호나우지뉴의 잠재적인 대체자 확보일 것이다. 현재 호나우지뉴는 AC 밀란과 2011년 여름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여름 이적 시장에서 호나우지뉴의 영입을 놓고 LA 갤럭시와 플라멩구, 파우메이라스 등이 큰 관심을 드러냈음을 고려할 때, 다음 시즌 팀을 떠날 가능성이 여전하다.

이에 밀란은 팀을 떠날지도 모르는 호나우지뉴의 대체 자원으로서 실력이 입증된 호비뉴를 영입했을 것이다. 게다가 호비뉴과 맨시티와의 결별을 호비뉴는 윙 포워드와 쉐도우 포워드를 모두 소화하는 만능 공격수로서 브라질 대표팀의 핵심이다. 그가 대표팀에서 보여준 모습을 밀란에서 이어간다면 밀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또, 밀란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인 주전들의 혹사 문제에도 벗어날 수 있다. 호비뉴, 즐라탄, 파투 그리고 호나우지뉴까지 밀란의 공격진은 모두 기량이 출중하다. 이는 리그 경기를 포함한 UEFA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이탈리아까지 소화하는 밀란의 일정을 고려할 때, 서로 공백을 메우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약팀을 상대로 화려한 공격력을 뽐낼 수 있다. 밀란은 그동안 잘 나가다가도 의외의 팀에게 덜미를 잡힌 적이 많다. 그러나 호비뉴의 합류로 판타스틱4를 형성한 만큼 승점이 절실한 경기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다.

비슷한 전력의 팀과 맞서는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수균형이지만, 약체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격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밀란은 이를 잘 활용해 최대한 많은 승점을 획득해야 할 것이다.

 [사진= 호비뉴 ⓒ 글로부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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