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임부근 인턴기자] 스티븐 제라드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제라드에게 굴욕을 준 당사자인 뎀바 바(괴즈테페)는 당시를 회상했다.
제라드는 리버풀을 대표하는 레전드다. 17년 동안 리버풀에서 뛰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잉글랜드 FA컵, 리그컵 등 적지 않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유독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우승이 유력했던 2008/09 시즌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2013/14 시즌엔 맨체스터 시티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특히 2013/14 시즌은 눈앞에 있던 EPL 우승을 본인의 실수로 놓쳐 커리어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이 됐다.
리버풀은 2013/14 시즌 36라운드에서 첼시를 만났다. 무승부만 거둬도 되는 상황이었으나 전반 종료 직전 중앙선 아래에서 패스를 받은 제라드가 미끄러졌다. 그 앞에 있던 바는 볼을 탈취했고, 그대로 골문 앞까지 전진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치명적인 선제골이었고, 리버풀은 윌리안에게 한 골을 더 내줘 0-2로 졌다.
이후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에서도 3-3으로 비기며 맨시티에 우승을 내줬다. 아직까지도 제라드와 리버풀에게 가장 뼈아픈 순간으로 남고 있다. 제라드는 이 사건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팬에게 조롱 당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제라드의 흑역사를 만들어준 바는 당시를 회상했다. 바는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제라드는 아마 삶이 힘들었을 것이다. 나라면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제라드는 한 팀을 위해 정말 오래 뛰었다.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우승 타이틀을 잃는 것이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어느 정도 동정심이 있다. 하지만 그 사건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바는 2012/13 시즌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첼시로 이적했다. 뉴캐슬에선 2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을 넣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첼시에선 부진했다. 결국 두 시즌만 뛰고 터키의 베식타스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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