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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와 오서 코치가 결별하게 된 이유

기사입력 2010.08.24 17:53 / 기사수정 2010.08.24 17:5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트리플 5종 점프 5가지를 가볍게 뛰던 '피겨 천재'는 어느덧 피겨 역사를 장식한 최고의 선수로 남게됐다.

'피겨 여왕' 김연아(20, 고려대)의 전성기를 함께한 지도자는 브라이언 오서(49, 캐나다) 코치였다. 1984년과 1988년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오서는 '미스터 트리플 악셀'로 불렸었다.

김연아의 메인 코치였던 오서는 정확하게 '테크니컬 코치'였다. 오서는 김연아의 점프와 스핀을 집중적으로 도맡았다. 지난 2월에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의 여자 싱글 역사상 최고의 점수를 받을 때, 김연아와 오서는 최고의 정점에 서 있었다.

그러나 24일(이하 한국 시각) 오서의 매니지먼트사인 IMG뉴욕은 "김연아의 어머니이자 올댓스포츠의 대표자인 박미희씨가 결별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올댓 스케이트 서머'에 불참한 이후, 김연아와 오서의 불화설은 수면 위로 올라섰다.

IMG뉴욕이 밝힌 것과는 달리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 측이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다. 오서 코치가 타 선수의 코치직 제의를 받은 후, 김연아와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결국, 김연아는 홀로 훈련을 해왔고 23일, 오서 코치는 김연아의 코지직을 더 이상 맡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IMG뉴욕과 올댓스포츠의 주장은 상반되있다. 어느 쪽의 말이 사실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김연아와 오서 사이에 우뚝 선 벽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서에게 코치직을 제의한 아사다 마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20, 일본)는 김연아에 23점차로 대패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아사다는 자신의 전담코치이자 안무가인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코치와 불화가 있었으며 결국, 코치진과 융화되지 못한 채 김연아에 완패를 당했다.



그 이후로 새로운 지도자를 물색하던 아사다는 브라이언 오서에까지 손길을 내밀었다. 오서 코치도 당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의 코치를 맡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사실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아이스쇼 출연을 위해 국내에 내한한 아사다 마오는 "내가 브라이언 오서에게 코치직을 제의했다는 사실은 뉴스를 보고 처음 알았다. 이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고 이 사실을 부인했다.

이러한 증언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연아는 6월달부터 홀로 훈련해왔고 결국, 오서 코치와 작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김연아를 만나기 전 오서는 아이스쇼 공연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스케이팅을 즐기면서 생활하던 그는 김연아를 만나면서 지도자로서의 꿈을 새롭게 키웠다. 오서와 김연아의 열정은 하나로 합쳐져 올림픽 챔피언으로 완성됐다.

초기에 오서는 김연아에 올인하던 지도자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담 리폰(20, 미국)과 크리스티나 가오(미국) 등의 유망주들을 제자로 받아들였고 아사다 마오의 코치직 제안까지 공개됐다.

김연아에만 전념하던 초기에 비해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오서는 여러 명의 선수들을 지도하게 됐다. 여기에 김연아와 경쟁관계에 있는 선수가 코치직을 제의하면서 훈련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올댓스포츠의 주장이다.

경쟁대회보다 아이스쇼에 전념하게 된 김연아, 테크니컬 코치와 작별을 고하다

경쟁대회에 전념하던 김연아에게 오서 코치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김연아가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점프를 유지해줄 수 있는 코치가 바로 오서였기 때문이다. 트리플 악셀을 비롯해 5가지 트리플 점프를 구사했던 오서는 김연아의 점프를 다듬어줄 적격자였다.

실제로 오서는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로 교체했다. 그리고 이 작전은 대성공으로 이어져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점프와 함께 김연아의 필살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이스쇼에서는 경재대회처럼 고난도 점프의 비중이 크지 않다. 김연아는 갈라프로그램에서 더블 악셀과 트리플 살코 점프 등을 주로 구사한다. 그리고 자신이 지닌 풍부한 표현력을 살려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해낸다.

김연아의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남은 계약에 맞춰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경쟁대회보다 아이스쇼에 서게 되는 김연아는 안무가의 비중이 더 높아진 상태다.

2010-2011 시즌에서 김연아가 출전하겠다고 밝힌 경쟁대회는 내년 3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김연아는 새로운 코치를 영입은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부터 나무랄 데 없는 기술을 지니고 있었다. '교과서 점프'로 불리고 있는 김연아는 새롭게 습득할 기술이 없을 정도로 완벽함을 유지하고 있다. 김연아가 대회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기술 코치를 영입할지도 가능성은 보이지만 속단할 수는 없다.



김연아는 향후 계획에 대해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올림픽이 끝난 뒤, 김연아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생활의 목표였던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많은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이루고 싶은 건 대부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고 일관적으로 말했다.

현역 선수로 모든 경기에 출전할 뜻이 없음을 밝힌 김연아는 "이제는 경쟁하는 것보다 즐기고 싶다"는 뜻을 남겼다.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선 김연아는 언젠가는 작별을 고해야했던 오서와 예정된 수순을 밝게 됐다.

이제 김연아와 오서는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됐지만 지난 4년 동안 함께 걸어온 길은 피겨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는데 함께 해주신 브라이언 오서 코치님께 감사의 말씀을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지도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을 남겼다.

오서 역시 "김연아 같은 재능있는 스케이터와 함께 해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김연아가 가는 길에 행운이 있기를 빈다"고 격려했다.

[사진 = 김연아, 브라이언 오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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