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8.21 12:14 / 기사수정 2010.08.21 12:16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신인지명에서 효천고 장민익, 대구고 이재학을 뽑는 등 ‘깜짝 지명’을 펼치며 주위를 놀라게 한 경험이 있다. ‘가능성’이라는 측면을 최우선 가치로 놓은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하에서도 좌완 속구투수 유망주 정대현(성남고 졸업)과 경북고 에이스 김상훈을 지명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랬던 두산이 2011 신인지명에서는 ‘즉시전력’과 ‘가능성’이라는 측면을 두루 고려한 지명을 했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신인 지명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특히 1~4라운드에 지명한 선수들은 내년 시즌부터 즉각 1군 유니폼을 입는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유망주들이다.
‘우-최현진, 좌-이현호’듀오 지명, ‘두산이 승자’
이번 2011 신인 지명에서 ‘두산이 승자’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은 초 고교급 좌우 에이스들을 모두 지명했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지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마산 용마고등학교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충암고 최현진을 1라운드에서 잡은 것을 비롯하여 제물포고 좌완 에이스 이현호를 2라운드에서 지명하는 행운을 안았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우-현진, 좌-현호’ 듀오의 탄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 146km에 이르는 빠른 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배짱이 두둑하여 ‘칠 테면 쳐 봐라’라는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나선다. 이 정도 배짱만 잃지 않아도 프로에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다만, 속구 투수로는 다소 왜소한 체격을 훈련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컨디션이 크게 차이 난다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
좌완 이현호는 유창식(한화 이글스)과 함께 고교 좌완 랭킹 1, 2위를 다투었던 선수였다. 비록 시즌 최고 구속은 141~2km에 머물렀지만, 연습 경기에서는 최고 145km를 기록할 만큼 잠재력을 지닌 선수다.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150km의 직구 스피드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최현진과 마찬가지로 속구 투수로는 다소 왜소한 체격조건을 극복해야 프로에서 성공한다.
▲ 몇 년 후에는 유창식과 함께 이현호가 프로 마운드를 평정할 수 있다.
두산의 3라운드 지명을 받은 제주고 천상웅은 투-타 재능을 겸비한 선수다. 지난해 경북고 김상훈과 비슷한 스타일이라 봐도 좋다. 그러나 김상훈이 고교 무대에서 파워 히터로 재능을 보였지만, 천상웅은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성낙수 감독이 믿고 쓰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크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두산이 그를 내야수로 지명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투수로 키워볼 만한 인재이기도 하다.
두산의 가장 큰 행운은 4라운드에서 경희대 에이스 안규영을 잡은 것이다. 안규영은 원래 1, 2라운드에 지명됐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선수였다. 그만큼 빼어남을 자랑한다. 직구 최고 구속 역시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될 만큼, 고졸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1군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라운드 이후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가능성’이라는 측면에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유창식과 함께 광주일고 마운드를 책임졌던 사이드암 이정호, 대전고 마운드를 양분했던 최현정-양현 듀오는 지금이 아닌, 3~4년 후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이기도 하다. 이 중 양현은 현재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양훈의 친동생이다. 두 형제가 마운드에서 대결할 날을 기다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 외에 경기고 황필선, 중앙대 정진호와 동국대 김동한 역시 ‘미래가치’라는 측면에서 야심 차게 키워볼 수 있는 인재들이다. 다만, 2군 실전경기에 많이 투입되어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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