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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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닮은꼴 "지성이형 고마워요"

기사입력 2007.02.14 04:16 / 기사수정 2007.02.14 04:16

김현회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회] 

지난 달, 필자가 지인들과의 회포를 풀기위해 들렀던 강남의 한 와인 바. 

그곳에는 모두의 눈이 휘뚱그레 질 정도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닮은꼴을 한 이가 있었으니, 이제는 싸인 공세도 지겹다는 이곳 직원 박준영(23세)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처음 그를 본 순간 '분명 박지성을 닮아서 굉장한 에피소드들이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어 지난 12일 취재 차 다시 이곳을 찾았다.

"그분 찾아왔어요" 입구에서 얘기했더니 "아, 지성이요? 잠시만요. 지성아!"한다.

이미 그는 '강남의 박지성'으로 통하고 있었다. 박지성을 꼭 빼닮은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박준영씨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언제부터 박지성 선수와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 박지성 선수가 처음 팬들에게 알려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 시절부터 내 별명은 박지성이었다.

축구를 좋아하나.

-물론이다. 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고, 보는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선수나 클럽도 있나.

-박지성 선수를 당연히 좋아하고(웃음), 해외 선수들 중에는 긱스를 좋아한다.

클럽중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이 끌린다.

K리그 경기장에는 지난해에 처음 가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진감있고, 재미있어서 올해에도 경기장을 많이 찾을 생각이다.

박지성 선수를 닮아서 좋은점이 있다면.

-벌써 CF를 두편이나 찍었다. 인터넷 CF였는데 동네 아주머니들께서는 진짜 박지성 선수가 온 줄 알고 촬영장에 구름 같이 몰려드셨다. "실물이 더 낫다"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웃음)

또 바에서 일하는데 한 손님분은 비즈니스를 위해 중요한 계약때면 나를 동원하기도 한다. 외국 바이어들도 박지성 선수는 알아보는것 같더라. 벌써 계약을 2건이나 성사해 드렸다.

식당엘 가면 반찬도 더 주고 그러는건 이제 예삿일이다.

안좋은 점도 있을텐데.

-지난 독일 월드컵 기간때 친구들과 신천에 놀러간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호객 행위를 하시는 분들이 대놓고 삿대질을 하면서 "박지성이다"라며 깔깔 대고 웃는 것이었다. 순간 기분이 너무 나빠 싸운적이 있었다. 가끔씩 이런 일이 벌어지곤 한다.

나는 분명 기분이 좋지 않은 순간에도 단순히 유명인을 닮았다는 이유로 불편을 겪는 적이 있다. 비록 박지성 선수를 닮았다는 이유로 돈도 벌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사람들에게 '박준영'이 아니라 '박지성'으로 평가받을때는 기분이 좋지 않다.

또다른 에피소드가 있다면.

-언제였더라. 박지성 선수가 잠깐 귀국했을때였다. 한 고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처음에는 서너명의 학생들이 따라오더라. 자주 겪는 일이어서 "또 그러려니"하고 걷고 있는데, 순식간에 "진짜 박지성이 학교 앞에 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진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벌써 수십명의 고등학생 남학생들이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나를 진짜로 오해한 학생들이 나를 둘러 쌓더니 핸드폰을 들이대고 막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아찔했다.

또 한번은 닮은꼴 스타를 찾는 '진실게임' 프로의 PD분이 바에 놀러 오셨다가 "너를 꼭 캐스팅해야겠다"며 뜨거운 공세를 펼쳤던 적도 있었다.(웃음) 



인터뷰가 끝난 뒤 사진을 한장 찍자는 제안에 박준영씨는 "가끔씩 우울해 하시는 손님들께 즐거움을 주기 위해 이용하는 소품"이라는 설명을 곁들이며 락커속에 고이 모셔두었던 브로마이드와 유니폼을 꺼낸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로와 홍대 등지에서 연극 무대 활동을 하고 있다는 박준영씨.

앞으로는 자기 분야에서 '박지성의 닮은꼴'이 아닌 당당한 자신의 이름 세글자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아름다운 청년이다.


김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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