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정지소가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털어놨다.
17일 종영한 tvN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드라마 작가 데뷔작으로 초자연 유니버스 스릴러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개척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방법'은 정지소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 본 작품이었다. 저주를 거는 능력을 지닌 10대 소녀 방법사 백소진을 연기한 정지소는 데뷔 첫 주연작을 위해 긴 머리를 숏컷으로 자르며 파격 변신에 나섰다. 특히 엄마를 잃게 한 상처로 진종현 회장(성동일 분)에 대한 복수로 살아가는 밀도 높은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연기적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는 영화 '기생충' 속 이선균(동익 역)의 딸이자 최우식(기우)의 발칙한 과외 학생 다혜와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정지소는 "첫 주연작이라 제게는 너무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더 잘 할 걸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드라마 '방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처음엔 캐릭터가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다는 정지소는 "소재와 캐릭터 모두 흔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고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판타지 장르를 되게 좋아한다. 미드 같은 느낌도 있어서 좋았다"며 "무엇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중에 가장 큰 역할이라 놓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숏컷 변신에는 "감독님이 잘라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을 해주셨다. 또 삭발도 할 수 있냐고 물었는데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며 "다행히도 삭발이 아니라 이 정도에서 멈추게 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고 밝혔다. '미소년이다', '잘생겼다'는 시청자 반응에는 "기분 좋다. 남자들이 샤워하고 괜히 얼굴을 쓱 본다고 하지 않나. 최근 한 달간 제가 그러고 있다. 물기 젖은 머리를 넘기면서 포마드도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10대 방법사 백소진이 되기까지 선배들의 조언과 응원은 정지소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캐릭터를 잘 분석해야 스토리에 혼동에 주지 않을 것 같아 신경을 많이 썼다"며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선배님들이 먼저 '이 부분에서 막히지 않던?', '고민은 없니?'라고 말을 걸어주셨다. 또 고민을 말하면 '이렇게 풀어도 좋고 저렇게 풀어도 좋다'면서 아낌없는 조언을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지소는 "모든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지만 바로 옆에서 에너지와 힘을 주신 건 엄지원 선배님이었다. 또 성동일 선배님은 10회 중 천보산에서 만나 감정을 분출하는 장면에서 신이 많아 지쳤더니 '우리 지소 얼굴 먼저 찍자'고 배려해 주셨다. 또 츤데레처럼 '춥지 않냐'며 '모닥불 피워놨으니 와라'라고 말을 걸어주셨다. 매번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화제를 모은 8회 조민수 방법 엔딩신 비하인드도 전했다. 정지소는 "민수 선배님은 어떤 장면을 찍든, 어떤 날이든 최선을 다하신다. 신인들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날 촬영 때도 직접 몸을 꺾으면서 연기를 하셨다. 얼굴이 빨개지고 핏줄이 선 건 실제 선배님의 모습이었다. CG는 정말 조금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멍을 때리고 봤다. 선배님이 이렇게 하시는데 나도 정말 최선을 다해야겠다 싶어 대사 한마디 뱉을 때마다 신경을 많이 썼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호흡이 제일 좋았다. 그 신은 지금 봐도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조민수 선배님이 정말 멋있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기생충'에 이어 '방법'까지 내로라하는 연기 선배들과 함께한 정지소는 "'또래들과 있으면 좋은 것도 있지만 선배님들하고 있을 때 제일 성장이 빠르다고 느껴진다. 배우는 것도 많고 내공도 쌓여서 좋다"며 "지원 선배님, 동일 선배님, 민수 선배님 사이에서 정말 행복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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