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김용훈 감독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상업영화에 처음으로 데뷔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정면으로 마주한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영화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김용훈 감독과 모든 배우·스태프들의 노력은 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지난 2월 19일 개봉했다. 당초 12일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는 1월 말부터 급격히 확산된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을 일주일 연기해 관객들을 만났지만, 꺾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추세에 더 많은 이들을 마주하지 못한 채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공개 후 많은 호평이 이어졌던 작품이기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애틋한 시선들이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단편 영화 '삭제하시겠습니까?'와 다큐멘터리 '남미로 간 세 친구' 등을 통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만들어 온 김용훈 감독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상업영화에 입봉했다.
대학교 졸업 후 2008년 CJ ENM에서 영화 기획 인턴 일을 시작, 10여 년간 기획팀·제작팀 등을 거치며 경험을 쌓아왔다. 영화 감독이 되고 싶다는 마음 속 꿈을 계속해서 간직해왔고, 그렇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오랜 바람을 이루는 소중한 첫 걸음을 뗐다.
"꿈을 꿔왔던 것들에 대한 성취감도 있죠. 반면에 '다음에도 또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도 있어요.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인정받아야 하는 일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안고서 스스로 계속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CJ ENM에서 일하던 시절, 많은 감독들을 만나오며 마음 속에 담아뒀던 감정들은 실제 감독 입봉 후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김용훈 감독은 "정말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죠"라고 웃으며 "그 감독님들이 전부 이 힘든 과정들을 다 겪고 오셨다는 것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라고 얘기했다.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빼놓을 수 없었다. 전도연과 정우성, 윤여정, 배성우 등 각자의 이름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를 충분히 책임지고도 남는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김용훈 감독은 "배우 분들이 저를 보면서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지 않았을까요"라면서 "제 입장에서는 모두가 너무나 베테랑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작업하기 훨씬 더 수월했었어요. 전체적인 어떤 이야기들만 나눠도 그 안에서 본인들이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웠었죠"라고 떠올렸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제가 신인감독이니 배우들도 어떻게 보면 작품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누군가가 필요한데, 장원석 대표(BA엔터테인먼트)님이 워낙 업계에서 유명한 베테랑이시다 보니 배우들에게 신뢰를 쌓는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또 저희 스태프들, 조감독이나 연출부를 포함해 모두 제게 많은 도움을 줬거든요.
조연이나 단역 캐스팅을 할 때도, 이 분들의 '사람을 보는 눈'으로 많이 도움을 받았죠. 그 스태프 분들도 이 영화계에서 굉장히 바쁘신 분들인데, 어떤 작품들을 거절하시면서까지 이 작품을 선택해주셨을 때의 고마운 마음도 커요. 신인감독임에도 베테랑 스태프와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준 장원석 대표님, 다른 상업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이 영화의 장점을 보고 선택해 준 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웃음)"
아쉬움을 포함한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있을 지금, 김용훈 감독은 "이들과 함께 했던 모든 소통의 시간들이 행복했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용훈 감독은 "많이 기록하는 습관을 계속 유지하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끊임없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라고 차분히 앞으로의 시간을 바라봤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관객들에게 보여준 신선함을 무기로, 아직은 물음표인 다음 행보를 확실한 느낌표로 바꿀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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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