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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소찬휘 "지르는 노래밖에 못한다는 편견 깨고 싶었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0.03.02 10:4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의 '낭랑18세' 소찬휘가 3개월 동안 117대~121대 가왕으로 활약했다.

그간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가왕의 자리를 유지했던 소감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Q. 7표 차로 아쉽게 6연승에 실패했는데, 솔직한 심정은?

처음 가왕이 될 때, 겨울의 문턱에서 시작해서 어느새 겨울이 다 지나가고, 이제는 봄의 문턱까지 온 것 같아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가면을 벗게 되면 많이 슬플 줄 알았어요. 그런데, 뭔가 ‘새로운 가왕이 나와서 나의 뒤를 이어 가겠구나’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거 같고요.

아쉽지만 그래도 뭔가 개운한! 그동안 알게 모르게 좀 부담감이 있어서 그런지 ‘아 이제 끝났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 거 같아요. 물론, 가면을 벗게 돼서 너무 아쉽긴 해요.

Q. 보안이 철저한 프로그램이라 주변에 알릴 수가 없는데, 주변 반응은 어땠나?

주변 분들이 ‘낭랑 18세’가 저인 줄 눈치채고 ‘목소리가 지문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모른 척하느라 힘들었어요.

특히 가족들, 시아버님께 정확하게 답변을 못 드려서 죄송했어요.

저번 구정에 가족들이 다 모였을 때, 저희 아버님이 갑자기 ‘복면가왕’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복면가왕을 내가 봤다”라고 하시는데 많이 궁금해 하셨어요.

명절이고 그래서 아버님한테만 말씀드릴까 갈등을 했는데 끝까지 참았어요. 말씀 못 드린 사실에 마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근데, 아버님도 저인지는 아는데, 말씀을 안 하고 계시는 거 같아요.

Q. 가왕이 된 후, 남편 반응은 어땠나?

‘낭랑 18세’가 가왕이 된 모습 방송이 나가고 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남편이 ‘가왕님 뭐 드실 거예요?’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때 ‘아, 가왕의 위엄이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남편에게 미안한 점이 있었는데요. 녹화 전날, 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많이 도와줬어요. 밤에 제가 먼저 잠들면 문밖에서 음료를 먹더라도 조용히 꺼내서 마시기도 하고요.

제가 준비하는 동안엔 너무 예민하다 보니까. 최고의 가창, 노래가 나올 수 있게 많이 도와준 일등 공신이에요. ‘여보 고마워~’

Q. <복면가왕>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데뷔한 지 오래 된 가수지만 가끔씩은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저 자신을 테스트해야 할 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왕 출연하는 거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무대를 꾸며보자’ 싶었어요. 어떤 평가를 받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자유롭게 불러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계기였어요.

개인적인 이유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록인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록이 말랑해지고 소프트해졌어요. 그래서 잊혀져가는 강하고 헤비한 록을 제가 잊히지 않게끔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런 센 음악 장르를 잘 모르는 요즘 세대들에게 이런 음악이 있고 예전에 인기가 있었던 장르였다는 걸 알려주고 싶고,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어요.

Q. 본인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복면가왕하면서 제가 가장 소프트하게 불렀던 곡이 <You are my everything>이라는 곡이에요. 들으시는 분들은 ‘조금 세다?’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은데, 그 노래 연습 진짜 많이 해서 불렀거든요.

그 무대가 방송 나가고 난 후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또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의 보답, 보상은 꼭 따라오는구나.’ ‘이런 맛에 노래하지’ 이런 생각 했었어요.

Q. 판정단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가장 기억에 남은 상황은 제가 3연승 곡으로 <Here i stand for you> 부른 후에 이윤석 씨가 눈물을 흘리셨잖아요. 저도 그때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내심 좀 뭉클한 그런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윤석 씨한테 가장 고마웠던 부분은 록을 너무 사랑하시고 저와 록음악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고 계신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윤석 씨의 멘트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록 장르에 대한 깨고 싶은 편견이 있다면?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보면 소리 내는 걸 겁내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소리 높이다가 음이탈이 날까 봐 소리 자체를 내지 않는 스타일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근데 음악이란 자신의 영역, 한계를 뛰어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제 무대가 공개되고 나서 화제가 되면 일단 제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래서 센, 록 음악에 한 발짝 가까워지게 하고 싶어요.   

사실, 노래 대회 프로그램 보면 소프트한 음악보다는 일반인들도 고음 노래를 많이 부르는데 막상 고음 노래를 들으면 ‘시끄럽다, 너무 지른다’라는 악평이 많아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고음 음역대 노래의 특징,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고음 부르는 걸 시끄럽다, 요즘 트렌드에 떨어진다는 시선을 다양한 매력이 있는 장르로 바라볼 수 있게 바꾸고 하고 싶어요.

Q. <복면가왕>을 통해 소찬휘 씨에 대해 깨고 싶은 편견이 있다면?

‘올드하다’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나이 많은 가수라고 다 올드하지 않아요.

그래서 노래 선곡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서 아이돌 노래부터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장르에도 도전을 했고요.

그리고 ‘지르는 노래, 한 가지밖에 못 한다!’라는 편견도 깨고 싶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제가 언제까지 원키로 부를 건지 내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저조차도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계속 가져가고 싶어요.

Q. ‘낭랑18세’ 가면은 마음에 들었나?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어요. 하지만 ‘낭랑 18세’ 가면과 몇 달 동안 함께 했더니 이제는 낯설지 않아요. 이제는 혼자서 가면을 쓰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TV에서도 '이 얼굴로 노래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낯설지 않고 그냥 나다!'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정이 가는 가면입니다.

Q. <Tears>는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히트곡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수로서는 영광이죠. 히트곡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묻히고 추억으로 치부되는데요.

<Tears>는 초등학생도 부르고 행사나 공연을 가면 그 동네 꼬마들이 와서 무대 앞으로 뛰어나와서 함께 노래를 불러요. 그 아이들도 커서도 <Tears>곡을 기억할 테니 저만 잘하면 10년은 더 가겠구나 싶어요.

Q. 소찬휘에게 노래 그리고 무대란?

막연히 청소년 시절에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음악이었고, 가수가 되고 싶다 라고 해서 가수가 되고, 그 뒤에 ‘가수로서 이제 나는 하향세? 내리막인가?’라고 생각했을 때 많은 분들의 힘을 입어 또다시 가수로서 지금까지 왔어요.

저는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상당히 운이 좋았던 그런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운만 믿고 가는 가수가 아닌 언제나 항상 그 운에 보답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의 가수로 남고자 하는 게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노래. 어떨 때는 정말 힘들죠. 하지만 제가 선택한 이상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게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면가왕은 제 노래인생에 있어서 큰 채찍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가수로 이루고 싶은 목표 혹은 대중들에게 어떤 가수로 남고 싶나?

외모는 변할지언정 목소리와 록 마인드는 끝까지 가져가고 싶어요. 그러면 진짜 멋있을 거 같아요. 고음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이가 들어도 제가 변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저의 힘이 닿는다면 고음을 오래도록 들려드리고 싶어요.

여러분들과 끝까지 나이 먹어서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가수로 남고 싶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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