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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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점자판기'에서 세계 4강으로…한국여자 축구의 진보

기사입력 2010.07.30 00:56 / 기사수정 2010.07.30 00:57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2003년 세계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는 '승점자판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2010년, 한국 여자 축구는 진보한 성적으로 세계 4강의 성적을 냈다.

비록 4강까지 오른 2010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에서 아쉽게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젊은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내일은 챔피언'을 꿈꾸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3-4위전을 준비하게 됐다.

한국 여자 축구의 역사는 약 20년밖에 되지 않았다. 첫 A매치 역시 1990년 9월 6일, 일본과의 경기가 최초였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1-13으로 대패해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그러나 여자 축구가 조금씩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특히 중국, 북한 등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짐에 따라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 속도 역시 조금씩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 미국에서 열린 제4회 여자월드컵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하면서 첫 A매치를 치른 지 13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기염을 토해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조별 예선 3경기에서 브라질, 프랑스, 노르웨이에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하면서 벽을 실감했다. 특히 우승후보로 꼽힌 노르웨이에는 1-7로 대패해 고개를 떨어뜨려야만 했다. 아시아에서는 어느 정도 벽을 넘는 데 성공했지만 세계와의 기량 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했고, 승점자판기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듬해 열린 2004 U-20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처음으로 본선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쉽게 1승 2패 조 3위로 예선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면서 FIFA 주관 여자 대회 사상 처음으로 승점을 챙기는 쾌거를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밀리면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래도 자신감을 가진 한국 여자 축구는 2008년 마침내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뉴질랜드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에서 브라질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끝에 8강에 오르며 선전을 펼친 것이다. 비록 8강에서 '세계 최강' 미국에 2-4로 패했지만 확실히 진보한 성적을 내면서 국제무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리고 한국은 마침내 지난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거머쥐며 꽃을 피우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U-17 여자월드컵 8강 주역들이 U-20 여자월드컵에서도 선전을 펼치며 마침내 4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메시' 지소연(한양여대)은 7골을 넣으며 4강 진출의 일등 공신이 됐고, 다른 선수들도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자신감 있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쳐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세계무대에서 변방과 다름없던 한국 여자 축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U-20 여자월드컵을 통해 마침내 결실을 맺는 데 성공했다.

매년 조금씩 진일보한 성과를 낸 한국 여자 축구.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에는 예선 탈락해 출전하지 못하지만 5년 뒤 열리는 여자월드컵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가능성은 아주 크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이 이어져서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할 만한 수준으로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사진 (C)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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