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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초청·양준혁 홈런포'…대구는 행복했다

기사입력 2010.07.24 22:08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이동현 기자] 대구 야구팬들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하루였다. 왕년의 스타들이 모여 그라운드에 섰고, 양준혁은 장쾌한 3점 홈런을 때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앞서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던 과거의 스타 플레이어 10명을 초청했다. 이날 경기는 1997년 이후 13년만에 대구 구장에서 열린 경기였다.

김시진 넥센 감독을 비롯해 이만수 SK 2군 감독, 장효조 삼성 2군 수석코치 등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예전 삼성 유니폼을 맞춰 입고 현역 때 주로 활약하던 수비 위치로 나가 팬들과 인사했다. 대구 팬들은 모처럼 다시 만난 추억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며 감상에 젖는 듯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김시진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1985년 25승을 쌓아 올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바로 그 마운드였다. 이만수 감독은 포수석을 차고 앉았고, 장효조는 타석에 섰다. 세 명의 '큰 별'이 만들어낸 시구 이벤트는 어느 때보다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직 구장에서 열린 2007년 올스타전에는 롯데에서 배출한 역대 올스타 MVP들이 시구를 했고, 광주에서 벌어진 지난해 올스타전에는 '1세대 거포' 김봉연이 시구자로 등장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대구 야구 레전드의 시구 행사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대구 구장을 꽉 메운 팬들을 더욱 흥분시킨 사건은 경기 후반에 나왔다. 양준혁의 등장이었다. 6회 수비 때 김현수와 교대돼 그라운드에 섰다. 양준혁은 7회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환호하는 대구팬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함성을 쏟아내는 대구 팬들은 통렬한 3점 홈런에 자지러졌다. 양준혁이 그라운드를 도는 동안 대구 구장은 무척 행복해보였다. 다소 어설퍼보이는 외야 수비도 팬들에게는 즐거움의 대상이었다.

훗날 삼성 라이온즈의 역사를 정리한다면 양준혁의 이름은 당연히 비중있게 다루어질 것이다. 다른 팀에서 뛴 기간도 있었지만, 푸른 피가 흐른다는 양준혁을 '삼성 레전드'에 포함시킨대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많은 시간이 흘러 대구에서 다시 올스타전이 열린다면 양준혁은 '삼성 올드스타'로 초청받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또 다른 전설적인 스타가 등장해 양준혁의 현재 자리를 메워주는 것이 2010년 올스타전을 행복하게 지켜 본 대구 야구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사진 = 삼성 레전드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양준혁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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