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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 본능' 야신의 집념과 SK 타선의 저력

기사입력 2010.07.16 08:41 / 기사수정 2010.07.16 08:4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왜 SK 야구가 강한지 여실히 드러났다.

SK 와이번스가 15일 문학 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초반 0-5로 뒤진 경기를 8-7로 뒤집는 저력을 선보이며 기어코 1승을 보탰다. SK 김성근 감독의 집념과 SK 타선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경기였다.

포기하는 법이 없는 야신의 집념

이날 SK 선발 전병두는 1회초 안타와 볼넷 2개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데 이어 장성호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고, 정원석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1회에만 무려 5점을 내줬다. 게다가 한화 선발 최영필은 3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초반 흐름은 확실히 한화의 것이었다.

그러나 SK가 4회말 김강민, 박경완의 안타와 상대 실책을 틈타 3점을 추격하자 5회초 1사 이후 투수를 큰 이승호로 교체했다. 전병두가 2회부터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구위를 회복했지만, 제구력 위주의 투구를 하는 큰 이승호를 활용해 한화 중심 타선의 흐름을 끊으려는 김 감독의 의도였다. 이승호는 첫 타자 김태완에게 홈런을 내줬지만, 이후 3타자를 무사히 처리하며 6회 1사에서 정대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그리고 이때 김 감독은 우익수 박재홍을 조동화로 교체해 수비강화를 했다. 한화 수비진이 비교적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것이었다. 또한, SK 타선이 최영필을 끌어내리고 한화 구원진의 볼을 잘 때리는 모습을 보자마자 정대현에 이어 정우람까지 뒤진 상황에서 투입했으며, 동점을 만든 이후 9회초에는 마무리 이승호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게다가 6회와 8회 득점 찬스에서 추격을 위해 비교적 타력이 약한 유격수 요원 김연훈과 최윤석을 차례로 대타로 바꿨다. 수비 공백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김 감독은 9회초에 대타 이호준을 1루에 넣으면서 1루수 박정권을 2루로 보내는 강수를 뒀다. 정근우에게 유격수를 맡기기 위한 조치였지만, 박정권의 2루수 기용은 분명히 모험이었다. 마무리 이승호가 9회초 세 타자를 차례로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이 또한 승리를 위한 김 감독의 대단한 승부수였다.

결국, 타선이 추격하는 기미를 보이자마자 잘 던지던 전병두를 빼고 불펜 필승 조를 투입한 것이 추가 실점을 최대한 억제하며 팀 승리의 발판이 됐다. 리드를 당했던 경기였지만 과감하게 필승 조를 투입해 한 경기라도 더 잡으려고 하는 야신의 무서운 '집념'이 돋보였다.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

불펜이 최소 실점으로 흐름을 빼앗자마자 타선도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5회초 실점하며 3-6이 됐지만, 5회말에 곧바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따라갔다. 7회말에는 윤규진에게 희생플라이를 뽑아내며 5-6까지 추격했다.

8회초에는 바뀐 포수 이재원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1점을 빼앗겼으나 SK 타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타선의 추격 후 수비 실책으로 추가실점을 하면 그대로 무너지는 팀이 많지만, SK 타선은 예외였다. 8회말 이재원이 속죄타를 쳤고, 1사 1루 상황에서 상대 2루수의 포구 실책과 3루수의 송구 실책이 연이어 나오면서 1점을 추격했다. 계속된 1,3루 찬스에서 정근우가 동점 희생플라이를 때리며 기어코 7-7 동점을 만들었다.

상대 실책이 나왔지만, 이를 놓치지 않고 동점의 물꼬를 튼 SK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인 것이다. 한화는 실책으로 동점을 주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마무리 이승호가 9회초를 깔끔하게 막아내자 9회말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상대의 작은 틈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 SK 타선의 '저력'이 빛났다.

SK는 1회초부터 8회초까지 뒤졌으나 8회말에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에 역전을 하며 경기를 끝냈다. 15이닝을 뒤진 SK가 2이닝 동안 승부를 원점으로 몰았고, 승리를 거두는 데는 단 1이닝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15일 문학 SK-한화전은 SK가 왜 단독 선두를 달리는지 알 수 있었던 극적인 승부였다.

[사진= 김성근 감독(자료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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