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아쉬운 강판이었다. 아웃 카운트를 세 개만 더 잡았다면 시즌 첫 승리를 챙길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투수 이우선(27)이 손에 넣은 듯 보였던 선발승을 놓쳤다. 13일 대구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3차전에서다. 이우선은 4이닝 5실점(5자책)을 기록한 뒤 팀이 8-5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떠났다.
삼성은 4회까지 8-2로 넉넉하게 앞서 있었기에 이우선의 승리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그런데 선발승 여부를 결정하는 5회가 눈앞에 다가오자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5회초 첫 타자 정수빈에게 센터 앞 안타를 얻어맞더니 유재웅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투수들이 가장 힘들어 한다는 5회 위기였다. 하필 상대가 이전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김동주였다. 이래저래 이우선이 불리한 상황.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로 커브를 선택했는데 높은 실투였다. 김동주의 배트가 경쾌하게 돌았고, 타구는 좌익수 뒤 담장을 훌쩍 넘어가 3점 홈런이 됐다.
순식간에 3점차. 그러자 삼성 벤치는 즉시 이우선을 내리고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아직 3점의 리드가 남아 있었지만, 이우선의 선발승 기록을 위해 기회를 더 주기는 어려웠다. '2위 쟁탈전'으로 불릴만큼 이 승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신고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삼성에 입단한 이우선은 두산전에 좋은 기억을 여럿 가지고 있다. 지난해 6월 28일 데뷔 첫 승리를 거둔 상대가 바로 두산이었다. 같은해 9월 24일에도 두산을 상대로 구원 등판해 4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선발로 나와 5⅔이닝 동안 두산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를 포함해 이번 시즌 두산전 5경기에서 10⅓이닝을 던지면서 한 점도 빼앗기지 않는 등 상대 전적에서 유난히 강점을 보였기에 이우선의 이날 투구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정적인 순간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게 아쉬웠다.
[사진 = 이우선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