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지난해 한일관계가 급격히 냉랭해져 스포츠계도 큰 영향을 받았다. 스포츠 용품이며 훈련 시설, 그리고 전지훈련지까지 변화가 많았다. 그러면서 KBO 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풍속도까지 크게 바뀌었다.
당장 한 해 전만 해도 일본 오키나와에 모이는 게 대세이던 때와 많이 다르다. 당시 7개 팀이 오키나와 캠프를 차렸는가 하면, 이번 스프링캠프는 미국이 최대 집결지다. SK, NC, KT, KIA, 한화까지 총 5팀이 1, 2차 캠프 모두 미국에서 차린다.
지난해까지 1, 2차를 모두 오키나와에서 치르던 한화나 2차 캠프를 일본에서 차린 SK, KIA 등 새롭게 캠프지를 물색한 팀이 적지 않다. 한일관계 악화로 국민 정서를 반영한 팀이 적지 않아 보이나, 기존 캠프지 환경이 덜 만족스러워 옮기는 팀도 존재했다.
일본에서 오랜 시간 캠프를 차리다 미국으로 옮긴 한 구단 관계자는 "한일관계야 물론 신경 쓰였으나, 사실 그것과 별개로 새 캠프지를 찾던 게 시간 순서상 먼저였다. 팀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일본 훈련지에서 인프라 구축이 잘 안 됐다. 날씨며 훈련 시설 이용까지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구단 관계자는 "2차 캠프는 개막 시점을 고려해 시차 없고 환경이 비슷한 일본에서 차린 팀이 많지 않았나. 그런데 사실 미국이 훈련 시설은 가장 좋다. 2차까지 하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 하지만 2차 캠프는 메이저리그 1군과 시기가 겹친다. 훈련 시설을 이용할 때 우리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니 보다 낫게 훈련하러 옮기게 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 캠프를 차리는 팀도 3곳 있다. 삼성은 전부터 인프라를 잘 구축해 온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1, 2차 캠프를, 두산과 LG는 호주에서 훈련하다 2차는 각 미야자키, 오키나와로 캠프를 옮긴다.
여러 팀이 일본을 떠난 데 저마다 사정이 있으나, 3팀이 일본에서 캠프를 차리는 것도 이유가 있다. 계약 관계를 쉽게 어길 수 없거나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을 올리는 데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흔히 1차와 달리 2차는 연습 경기를 치르는 게 보통이다. 미국은 여러 팀이 가게 됐지만, 호주라면 상대할 팀을 구하기 쉽지 않다. 또, 호주로 가는 국내 팀은 캠프 사이 거리가 너무 멀어 서로 오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3팀이 일본을 택한 데 비판 목소리도 많으나, 반대로 구단 측 불가피한 선택을 이해하는 입장도 있다. 한쪽에서 전국민이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가운데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택한 데 의문을 품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과한 비판이라며 정치와 스포츠는 따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보는 시각도 적잖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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