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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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열정으로 다시 뭉쳤다', FC 축구사랑

기사입력 2010.07.10 09:02 / 기사수정 2010.07.27 10:09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 발언대 [18편] - FC 축구사랑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2010년에도 아줌마들이 다시 한 번 일을 낼 수 있을까?

지난 20009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 여자부에서, 여축사모 팀을 우승으로 이끈 민병근 감독이 이번에는 새로운 팀을 꾸려 대회에 참가한다.

새로운 팀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데는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다. 우승 뒤 운영진과의 갈등으로 민 감독은 여축사모를 나오게 됐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헤어질 순 없다"며 다시 팀을 만들어 보기로 했고, 그렇게 'FC 축구사랑'이 결성되었다.

"순수하게 공차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도움을 준 것 뿐이었죠.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몇 몇 회원들이 '이렇게 헤어지기는 아쉽다'며 다시 모여서 시작해보자는 말을 했어요. 그래서 그 회원들과 함께 새로운 회원들과 다시 시작하게 된 거죠."

지난 대회 우승 뒤 강윤희 선수와의 돈독한 모습으로 인터뷰 하던 모습에서는 떠올릴 수 없는 다소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민 감독은 "우승을 통해 팀이 좀 더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별 욕심은 없습니다. 우승을 해서 무얼 얻겠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클럽축구 저변 확대라는 취지에서 열어주시는 대회이기 때문에, 운동 좋아하시는 분들하고 순수하게 나가서 같이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일 뿐이죠."

민 감독은 여자 축구 선수, 그리고 클럽 축구 인들의 고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저희 딸도 얼마 전까지 엘리트 축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운동장에서 이의수 회장님을 많이 뵜었는데, 생각지 않게 엄마들을 위한 대회를 또 만들어주시더군요. 여자축구연맹 회장을 하실 때부터 여자 축구에 많은 신경을 쓰셨기 때문에, 항상 고마운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여자 클럽 팀들이 참여할 대회가 클럽축구대제전이 유일한 현실에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도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실 여자들이 모여 클럽 팀을 만들고,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회가 일 년에 한 번만 있다는 건 아쉽다는 생각도 들어요. 대회가 하나쯤 더 생긴다면 여자 클럽 축구가 더 활성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2009 클럽축구대제전에 우승을 일궈낸 전술에 전술의 도움이 컸을 것 같다는 말에, 단지 교체 타이밍이 잘 맞았을 뿐이라며 전력 면에서는 다른 앞섰지만 운이 따랐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명이 신청했지만 실제 내려간 인원은 17명이었고, 실제로 공을 좀 찰 줄 아는 사람은 13명이었어요. 그 인원으로 젊은 선수들과 공을 차려니 버거운 게 사실이었습니다."

민 감독은 전술적인 면보다는 체력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수를 골고루 기용하면서 앞을 내다본 운영을 했다. 다른 팀들은 스타팅 멤버를 풀로 활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연령대가 높음에도 결승까지 갔을 때는 오히려 체력적인 부담이 덜했다고 한다.

"한두 명을 뺀 나머지는 전부 풀 로테이션으로 교체를 하는 방식으로 나갔기 때문에, 체력안배가 잘 되면서 결승까지 갔던 것 같아요. 결승전에서는 사실 젊은 친구를 넣어서 수비를 안정화 해보려 했어요. 그런데 웰리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다 보니, 나이가 있는 선수를 골키퍼로 넣고, 골키퍼를 하던 친구까지 공격수로 돌리는 모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클럽축구대제전에서 또 다시 나이가 많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게 된 민 감독은, '장기전에서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전반에는 버틸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어요. 그게 제일 부담스러운 부분이죠. 올해도 대학 팀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젊은 선수로 구성된 팀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작년의 강윤희 같은 특출한 선수가 없는 만큼, FC 축구사랑은 개인적인 플레이보다 팀 플레이에 주력을 할 예정이다.

"특출한 선수는 없지만, 팀원들이 작년보다 더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윤희를 위주로 한 플레이를 했다면, 올해는 보편적으로 개개인들이 잘하는 플레이를 할 겁니다."

FC 축구사랑은 대회를 대비해 발을 맞추며 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이 없이 대회를 치렀던 지난 대회 때와 달리,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플레이를 하는 가운데 작전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연습 경기를 남자 팀들과 가지면서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민 감독은 여의치 않은 여건 속에서도, 4강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을 준비해서 하려다 보니까, 아무래도 전력상으로는 좀 떨어지겠죠. 그래도 4강까지는 해봐야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민 감독은 클럽축구대제전은 '나이가 있는 엄마 선수들도 뛸 수 있는 대회'라며,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사실 다른 대회에서는 엄마들이 설 자리가 없어요. 그런데 클럽축구대제전은 2003년 이전 1종 등록 선수로 출전을 제한하니까, 어느 팀에게 실력이 쏠리거나 하는 게 없이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구현하는 거죠. 참 절묘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런 규정이 클럽 축구의 새로운 묘미가 아닌가 싶어요."

민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FC 헤이데이, 성신여대 같은 영 파워 팀을 주목하는 한 편, 새롭게 참가한 경기도 광주의 원더우먼 팀을 다크호스로 꼽기도 했다.

"엄마들 입장에서는 젊은 대학생들, 딸 같은 아이들과 하는 게 부담스럽죠. 체력이나 기술에서 다 지고 들어가잖아요. 나로서는 선수들한테 할 수 있는 얘기가 '하나하나 열심히 뛰다보면, 열심히 뛰는 사람한테 승산이 있다' 그것 밖에 없는 거죠."

마지막으로, 민 감독은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모여 준 FC 축구사랑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역적으로 대구, 칠곡, 영주, 포천, 파주, 광주 등 전국적으로 회원이 분포되어 있어요. 회원들이 멀리서 와주는데, 그런 만큼 즐겁게 시합하고 목표로 하는 4강에 들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진제공= FC 축구사랑]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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