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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2천 안타의 의미'…그가 걸어온 길

기사입력 2010.07.10 03:05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29년 프로야구 역사에 단 두 명만이 지나간 길이다. 한 시즌에 100안타를 치기도 어려운데 그걸 20년 동안 계속해야 비로소 오를 수 있는 고지다. 통산 2천 안타는 스타 플레이어를 '전설'의 반열에 올려도 좋은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KIA 타이거즈의 '맏형' 이종범(40)이 마침내 통산 2천번째 안타를 터뜨렸다. 9일 광주 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고는 광주 연고 구단(해태, KIA)에서 줄곧 활약한 이종범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 준 바로 그곳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완성했다.

이종범의 2천 안타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일본에서 뛸 때 쌓은 286개의 안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 한국에서 기록한 안타 개수는 1715개다. 그러나 한국보다 프로야구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기록한 안타이기 때문에 한일통산 2천 안타의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2천 안타를 넘어선 선수는 이종범 이전에 두 명 뿐이었다. 양준혁(삼성)이 2007년 6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2천호 안타를 쏘아 올렸고, 2008년 9월 11일 사직 구장에서는 전준호(히어로즈, 은퇴)가 롯데전에 나와 2천 안타를 이룬 바 있다. 통산 안타 3위인 장종훈은 1,771안타에서 걸음을 멈췄다.

단일 시즌 기록이 아니다보니 한두해 반짝하는 선수들은 도전할 수조차 없는 고지다. 그렇다고 이렇다할 임팩트 없이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한다고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기록도 아니다. 그야말로 화려함과 꾸준함을 겸비한 야수만 가입할 수 있는 게 2천 안타 클럽이다. 이종범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

해태 시절 그는 리그를 지배할만한 초특급 스타 플레이어였다. 홈런을 곧잘 치면서도 엄청난 주력을 자랑하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했다. 워낙 발이 빨라 어지간한 땅볼은 내야 안타로 처리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다.

1995년에 방위 복무를 하느라 홈 경기만 출장한 것을 빼면 이종범은 자신의 자리를 오래 비운 적이 거의 없다. 일본 무대 진출 후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팔꿈치를 맞아 한동안 고전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후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겨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한때는 기량이 떨어졌다 하여 은퇴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2005년 이후 4년만에 세자릿수 안타를 때리며 팀의 열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는 타격 페이스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지만, 주전 우익수로 꾸준히 출장하고 있어 앞으로 활약에 따라 100안타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 = 이종범 ⓒ KIA 타이거즈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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