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6 05:13
스포츠

[야구+] 품앗이 정신으로 강해지는 한화 포수진

기사입력 2010.07.08 13:29 / 기사수정 2010.07.08 13:29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한화는 전통적으로 안방마님의 활약이 부족했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주전 포수 신경현은 경기 운영능력과 수비, 공격력 등에서 경험이 적지 않은 포수치고는 타 구단 베테랑 포수들보다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도형이라는 타격이 좋은 포수가 있지만, 지명타자로 많이 활용되는데다 이미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다. 그리고 남은 포수 진은 경험이 적은 이희근과 박노민 등이 있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인 중량감이 떨어진다.

적극적인 전담포수 활용

한화 한대화 감독도 이러한 사정을 파악하고 올 시즌 적극적으로 전담 포수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8개 구단 중 주전과 백업의 선발 출장 수의 차이가 적은 대표적인 팀이 한화다. 8일 현재 81경기를 치른 한화는 신경현과 이희근이 각각 47경기와 32경기에 선발 마스크를 나눠 썼다. 주전 포수는 신경현이지만, 이희근은 외국인 투수 데폴라와 유원상이 선발투수로 나설 때 주로 선발 마스크를 쓴다. 또한, 양승진의 데뷔 첫 승 때 공을 받아준 선수도 바로 이희근이었다.

데폴라는 볼 끝이 다소 날리는 편이 있어 엄지손가락에 만성 통증을 안고 있는 신경현이 포구하기에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긴다. 그래서 블로킹과 포구능력이 괜찮은 이희근이 선발로 나서는 것이고, 유원상은 아무래도 젊은 투수라서 이희근과의 호흡이 더 잘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원상은 신경현과 6경기에서 호흡을 맞춰 7.6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이희근과 짝을 이뤘을 때는 3.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배려 속에 성장하는 이희근

이희근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08시즌에 입단했지만, 통산 0.983의 수비율에 비해 통산 타율이 0.195밖에 되지 않는다. 올 시즌도 타율 0.192 10타점에 머물러 있다. 지난 7일 대전 LG전에서 데폴라가 선발 등판하면서 어김없이 선발 출장한 그는 데폴라가 2회까지 5실점으로 흔들렸으나 이후 무실점으로 7회까지 마운드에 버틸 수 있게 착실한 지원을 했다.

그러자 공격에서도 3타석 2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0대 5로 뒤진 2회말 0의 행진을 깨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4회말에도 좌전 적시타로 5대 5 동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6회말에도 볼넷을 골라 역전 점수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사실 그의 투타 만점 활약은 주전 포수이자 주장인 신경현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경현은 7일 주전에서 제외되면서 타격 연습을 간단하게 마쳤다. 그런데 최근 더운 날씨 속에 뙤약볕 아래에서 항상 후배들이 타격 연습 후 공을 줍고 장비 정리를 하는 것을 안쓰럽게 생각한 나머지 주전에서 제외된 참에 후배들 대신 중고참들과 함께 장비 정리를 했다. 특히 이희근은 이 시간을 벌면서 선발 데폴라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경기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뿐 아니다. 신경현은 평소에도 이희근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최대한 전수해주려고 노력한다. 최근 한 감독은 "이희근이 아직 신경현보다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지지만, 장래성이 있다. 신경현이 많은 부분을 돕고 있다" 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희근도 "작년보다 경기 출장 기회가 많아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지금은 백업 포수로서 많이 배우고 있고, 신경현 선배님이 많이 알려주신다" 며 한 감독과 신경현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실제로 이희근은 올 시즌 많은 출장 기회를 얻으면서 블로킹과 포구 등에서 좋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희근이 성장하며 신경현도 덩달아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7일 대전 LG전에서 7회말 이희근 대신 대타로 출장해 8대 5로 달아나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제 몫을 다했다. 방망이가 항상 아쉬웠던 신경현-이희근이 오랜만에 수비뿐 아니라 방망이에서도 빛난 것이다.

한화는 7일 대전 LG전에서 최근 타격부진을 깨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신경현과 이희근이 보이지 않게 서로 돕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오랜만에 팀 승리를 이끈 것이다. 두 선수는 모두 팀을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체력적인 면에서도 전담 포수 제도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경현과 이희근의 품앗이 정신으로 한화 포수 진이 점점 강해질 조짐이다.

[사진= 이희근 (C)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