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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꿈을 이어나가는 클럽, 부천 키커스

기사입력 2010.07.07 10:54 / 기사수정 2010.07.27 10:09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 발언대 [16편] - 부천 키커스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현실적 여건 때문에 축구를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열어주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유소년 클럽이 활성화 되고 있지만, 우리의 클럽 축구 문화는 아직까지 부실하다.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학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실력이 있는 아이들도 이런 현실에 부딪혀, 중·고등학교까지 축구를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클럽 팀이 있다.

축구의 꿈을 이어나가고 싶은 아이들을 위해 중등부 팀을 운영하고 있는 부천 키커스의 김수철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7년간 초등부 축구부를 운영하고 있는 김 감독은 항상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다. 소질이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 축구부로 진학을 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학교 축구부로 진학을 하지 않는 아이들 중에 축구 실력이 있는 아이들이 몇몇 있었어요. 아이들이 경제적 여력도 없고 부모님 반대도 심해서 축구를 못하는 겁니다. 그런 게 안타까워서 클럽을 만들게 됐습니다."

김 감독은 자신과 같은 뜻을 펴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팀을 만들겠다는 뜻을 굳히게 됐다.

"중·고등부를 7~8년 전부터 운영하던 광진구 유소년 축구단이란 곳이 있어요. 그 팀 감독님이 저와 친했는데, 어렵지만 중·고등부를 운영하는 걸 보고 저도 도전해볼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팀을 만들어 가끔씩 대회를 나가는 정도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키커스'라는 클럽으로 발전했다. 김 감독은 팀을 만들었던 때의 일을 풀어 놓았다.

"몇몇을 위해서 만들기 시작한 게 팀으로 발전한 겁니다. 그래서 주변에 좀 잘하는 다른 아이들을 많이 데려왔죠."

비록 편하게 운동할 여건은 아니었지만, 팀을 가지게 된 아이들은 열심히 뛰어주었다. 학원 축구팀과 경쟁한 주말 리그에서 처음에 받아든 것은 10-0, 8-0, 5-0 이라는 스코어였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스코어 차를 1~2골로 좁혔다. 그리고 2009년 여름 방학에 참가한 포천 시장기 대회와 횡성 한우 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축구부 아이들은 워낙에 빠르고 몸싸움을 심하게 하니까, 거기에 적응을 못했었죠. 아이들이 기본기나 기술면에서는 약간 부족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순수한 아마추어라는 것 때문인지 한 열 경기 지나고 나니까 적응을 하더라고요. 초등부 뿐 아니라 중등부에서도, 클럽 팀이 학원 팀과 같이 경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올 해도 주말리그에 참가한 키커스 중등부 팀은, 첫 경기에서 학원 축구팀에 2-1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부모들의 반대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팀이 와해돼버렸다. 다시 학원 축구팀과 격차가 벌어졌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출발했지만, 1~2골 차까지 다시 따라 오는 데까지만 몇 달이 걸렸다.

작년보다는 수가 줄었지만 아직까지 부천 키커스에는 학원 축구로 진학하지 못해 찾아온 선수들이 상당수 있다. 축구를 하기 위해 서울이나 안산, 인천쪽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경제적인 부분이나 운동장 여건은 어떻게든 극복을 해나가고 있지만, '운동부가 아니면 중·고교에서 축구를 할 수 없다'는 편견은 좀처럼 넘어서기 힘든 벽이라고 한다.

"우선 부모님들이 반대를 많이 합니다. 학교 축구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취미로만 생각하죠. 축구에 빠져서 공부를 못할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나 그렇지 않은 아이나 부모님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축구에 열정을 다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구나 클럽 축구와 엘리트 축구 사이에는 커다란 장벽이 존재한다. 클럽 팀의 경우 고등부는 주말리그에는 원천적으로 참가가 불가능하다. 초·중등부는 주말리그에는 참가가 가능하지만 방학 중에 열리는 전국대회에는 참가가 불가능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수준차를 염려해서인지 개방을 안 해주고 있습니다. 학교 축구부의 반대도 있고, 클럽 팀에게 지면 부담이 된다거나 그런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우선 중등부 클럽 팀이 좀 더 활성화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이유로 김 감독은 클럽축구에서 축구 선수로 진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계선을 중학교까지로 보고 있다.

"클럽 팀의 고등부에 주말리그 출전이 개방되기 전까지는, 진학을 하는 목적으로 하는 아이들은 그냥 고등학교 축구부로 보내고 싶습니다. 우리도 고등부 팀이 있지만 순수하게 취미로 하고 있는 아이들만 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부천 키커스에서 2009년에 5~6명 정도가 고등학교 팀으로 진학하기도 했다. 현재 중등부 선수 중에도 학원 축구로 진학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클럽을 운영해보니, 중학교까지는 클럽에서 축구를 해도 고등학교에서 충분히 따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학교에서 기본기만 잘 다져주고, 창의적인 축구 위주로 잘 가르친다면 고등학생이 되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걸로 봅니다."

창단한지 얼마 안됐는데도 성적이 좋다는 말에, 김 감독은 웃으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이들이 축구에 대한 의지가 있어서 그런지 똘똘 뭉쳐서 열심히 했습니다. 또, 스스로 주변에 잘하는 아이들을 직접 데려오더라고요. 작년 여름 방학 때 아쉽게 클럽축구대제전은 참가를 못했는데, 참가했던 다른 대회에서는 모두 우승을 했습니다."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만큼 선수들이 대회에 갖는 기대도 크다고 한다.

"아이들이요? 여름방학 대회에 많이 나가고 싶어 하죠. 워낙에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니까. 그리고 잘하는 팀들 '경남 FC 진주' 팀 같은 경우, 주말리그에서 2위 3위를 하는 아주 잘하는 팀이라고 얘기했더니 '한번 붙어 보자' 이러면서 좋아하더라고요."

김 감독은 "작년 대회를 보니, 전국 대회 중에서 가장 큰 대회 같다"며 서울, 경기권 팀만이 아닌 참가 팀들이 전국적으로 있는 점이 클럽축구대제전에 참가한 이유라고 밝혔다. 천연 잔디 구장에 대한 경험의 기대도 드러낸 김 감독은 웃으며 "여름휴가를 겸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열정도 뜨겁다. 반에 따라 다르지만, 중등부의 경우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훈련을 하고 토요일에 시합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부천 키커스는 클럽축구대제전에 중등부와 고등부에 참가한다.

그렇게나 축구를 좋아한다는 선수들에게 김 감독이 격려의 말을 남겼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준비해왔던 그대로만 해주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강진에 가서 즐겁게 축제 분위기로 축구를 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제공=부천 키커스]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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