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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해설 호평…"내 별명은 라디오"

기사입력 2010.07.04 01:05 / 기사수정 2010.07.04 01:0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차범근-차두리 부자는 축구 실력뿐 아니라 해설 실력도 '부전자전'이었다.



차범근 SBS해설위원과 차두리(셀틱FC) 부자가 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아르헨티나의 2010 남아공월드컵 8강전 중계에서 4년 만에 공동 중계 해설을 맡았다.

갑작스레 결정된 차 부자의 공동해설은 축구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경기에 앞서 차범근 해설위원은 자신의 미투데이를 통해 급작스럽게 성사된 공동 중계 성사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셀틱 입단을 위해 월드컵 16강전 후 영국으로 건너간 차두리는 짐이 많아 남아공에 대표팀 단복을 맡겨 놓고 갔는데, 6일 축구대표팀의 청와대 방문이 결정되면서 급히 단복을 한국으로 보내려 했다.

그러나 한국의 16강전이 끝나고 대부분 지인들이 귀국해 인편이 마땅치 않았고 이에 어쩔 수 없이 차두리가 직접 남아공에 돌아와야 했다. 이에 차 위원이 아들에게 아르헨티나 독일전 공동중계를 제안한 것. 차두리도 처음에는 피곤함을 이유로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8강전 대진이 사실상 결승전인 독일 대 아르헨티나란 사실에 마음을 바꿔 함께 중계에 나서기로 했다고 차 위원은 전했다.

조금은 엉뚱한 이유로 차 위원과 차두리의 공동 중계가 성사된 셈. 그러나 4년 만의 재회는 완벽한 성공작이었다.

차 위원이 전술과 흐름 등 경기 전반에 대해 설명해주면, 차두리는 선수에 대한 세세한 정보, 고지대에서의 애로사항, 독일 대표팀의 세트 피스 전술, 실전에서 해당 선수와 맞부딪혔던 생생한 경험을 비롯해 현지의 가십까지 덧붙였다. 특히 차두리는 스코틀랜드 셀틱FC로 이적하기 전까지 8년 가까이 독일 분데스리가 1부와 2부리그에서 활약했기에, 독일 대표팀 선수들과 관련된 자세한 얘기 등을 언급하며 현장감 있는 해설을 들려줄 수 있었다.

차 위원 역시 월드컵 개막 전 자신의 미투데이에서 "(해설을 위해)요즘 밤새워 '열공'중이기는 한데, 이럴 때 옆에서 백과사전처럼 도와줄 (차)두리가 아쉽네. 걔는 훈련시간 빼면 하루종일 축구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전세계축구를 보기 때문에 모르는 선수가 없어."라며 차두리가 정식 해설자로서도 손색없는 해박한 축구 정보를 가지고 있음을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었다.

특히 차두리는 차 위원 못지않은 차분하고 조리 있는 언변을 자랑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차두리는 전문적인 해설뿐 아니라 경기 중간에는 자신의 학창 시절 별명을 묻는 캐스터의 질문에 "하도 숙소에서 떠들고 다녀서 '라디오'라고 불렸다. 선배들이 볼륨 좀 줄이라고 했다."라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누리꾼의 반응도 뜨거웠다. '차두리가 더 해설을 잘한다', '월드컵 최고의 해설이었다.',''아버지보다 말 잘한다. 차범근도 옆에서 흐뭇해할 듯', '차두리 선수 그만두면 해설하는 게 어떤가'라며 극찬했다. 전반 막바지에 한 누리꾼은 차 위원이 주로 해설을 맡을 때 차두리가 침묵을 지키자 '차범근 위원 해설하느라 (차)두리 조정까지는 힘드신 듯'이라며 월드컵 기간 화제였던 '차두리 로봇설'의 증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차 위원과 차두리는 이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MBC를 통해 공동 중계에 나선 바 있으며, 당시에도 좋은 궁합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차범근-차두리 부자의 공동해설은 독일-아르헨티나전이 이번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차두리가 6일 청와대 초청 대표팀 격려 오찬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 당초 이 간담회에는 이적 문제로 귀국하지 않은 김남일과 차두리가 빠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두리의 셀틱이적 협상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면서 차두리의 참석도 가능해졌다.

[사진=차범근 (C) 엑스포츠뉴스DB 차두리 (C) Gettyimages/멀티비츠]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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