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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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연승 마감이 2배로 뼈아픈 KIA

기사입력 2010.06.30 09:01 / 기사수정 2010.06.30 09:01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양현종의 연승이 10에서 끊기면서 KIA의 연패는 10으로 늘어났다.

KIA가 29일 광주 SK 전에서 창단 최다 10연패의 치욕을 맛봤다. 그런데 그날이 공교롭게도 바로 KIA가 자랑하는 왼손 에이스 양현종의 연승이 10에서 끊긴 날이 되고 말았다. KIA도, 양현종도 2배의 아픔이었다.

무너진 최후의 보루

KIA는 윤석민도, 로페즈도 무너진 위기의 팀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믿었던 양현종마저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최근 그를 사모했던 열성 여성팬이 사망하면서 이날 투지를 더욱 불태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양현종은 KIA의 최후의 보루 같은 존재였는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최후의 보루가 패전투수가 된 것은 KIA가 당한 팀 창단 10연패라는 상징성 이상으로 뼈아픈 1패였다.

29일 광주 KIA 전에 나섰던 양현종의 컨디션은 보통 수준이었다. 물론 그의 구위가 보통 수준이었다고 해도 결코 타자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세밀한 부분을 파고드는 SK의 치밀함에 무너지고 말았다. SK는 지난 4월 6일 문학 KIA전에서 그에게 시즌 첫 승을 헌납한 바 있었다. 6.2이닝 동안 5안타 1득점밖에 하지 못했던 완패를 이날 확실하게 되돌려줬다.

당시 2안타를 기록했던 이재원은 이날 2타수 무안타로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던 정근우가 양현종의 강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회초 무사 1루에서 안타로 1,3루로 기회를 연결했고, 윤상균의 비교적 짧은 좌익수 파울 플라이 때 3루에서 재치 있는 태그 업을 해 2점째를 만들어냈다. 좌익수가 파울지역에서 약간 뒤로 물러나면서 어렵게 잡았지만 그리 깊숙하지 않은 좌측 파울 플라이였기 때문에 3루 주자가 홈으로 태그 업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이후 양현종은 2사 3루 위기를 허용했고, 결정적인 폭투를 범해 동점을 허용했다. 그렇게 양현종은 5회에 3실점으로 동점을 내준 후 6회에도 두 타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물러났고, 그 주자가 고스란히 득점을 하며 패배의 한 가지 원인이 됐다. 알고 보면 정근우의 재치 있는 태그 업 이후 급속하게 흔들렸던 것이다.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의 위력은 평소에 비해 80% 수준이었다. 그러나 체인지업은 썩 좋지 않았다. SK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가 5회초에 허용한 연속 3안타는 비교적 높게 제구된 체인지업과 위력이 떨어진 직구였다. 직구의 위력이 약간 줄어들면서 체인지업의 위력도 감소했다. 본인도 모르게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투구 밸런스가 약간 흔들렸던 것으로 보인다. 평소보다 공을 놓는 타점이 일정하지 않았다.

정신적인 허탈감

그렇게 양현종은 3월 30일 광주 삼성전 이후 약 3달 만에 패배를 맛봤다. 연승행진이 10에서 멈췄다. 아무리 잘 나가는 투수도 패배를 당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날이 공교롭게도 구단 창단 후 첫 10연패를 당한 경기였기 때문에 양현종은 양현종대로, 조범현 감독과 선수단은 그들대로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9연패 과정에서 당한 상실감이 큰 KIA인데 양현종의 패배는 더욱 감당하지 못할 결과가 되고 말았다.

물론, 양현종은 이날 난타를 당해 무너지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등판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는 올 시즌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그러나 아무리 구위가 좋아도 팀의 연패가 길면 길어질수록 에이스도 흔들릴 수 있다. 더군다나 3달 동안 패배를 모르고 지냈던 양현종이었기 때문에 그 허탈감과 팀의 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합쳐져 페이스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그마저 페이스를 잃는다면 KIA에겐 그야말로 더 이상 믿을 구석이 없다는 뜻과도 같다. KIA는 선발진이 최대강점이지만 윤석민이 이탈했고 로페즈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마저 흔들리면 사실상 다른 팀에 비해 우위를 점할 구석이 없다. 타선과 불펜진의 아쉬움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과연 양현종은 다음 등판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양현종의 연승 마감과 동시에 팀의 역대 최다 연패를 받아들여야 하는 KIA는 어떻게 분위기를 추스를 것인가. KIA가 확실히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몰렸다.  

[사진= 양현종 (C) KIA 타이거즈]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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