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9.18 03:23 / 기사수정 2007.09.18 03:23
[엑스포츠뉴스=김명석 기자] 프리메라리가 우승 9회, 코파 델 레이(FA컵) 우승 9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1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과거 성적은 가히 스페인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화려하다. 실제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소개될 때마다 '스페인의 명문'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그러나 최근 성적만 놓고 본다면 '명문'이라는 수식어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최근 5년 사이에 거둔 리그 최고 성적은 고작 7위에 불과하다. 수년째 계속 10위권 안팎을 맴돌았을 따름이다. 시즌마다 화려한 전력을 자랑하며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그들이지만, 정작 뚜껑이 열리고 나면 ‘그저 그런’ 팀에 지나지 않았다. 올 시즌 역시도 마찬가지다.
올 여름 1,000억 원 지출, 결과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우승후보, 혹은 그에 준하는 성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시즌마다 받아왔다. 그러한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화려한 선수 구성에 있다.
지난여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팀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페르난도 토레스를 이적시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시망, 포를란, 레예스, 루이스 가르시아 등을 영입하며 오히려 더 화려한 선수단을 구축했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사용한 이적료만 무려 1,000억 원이 넘는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다름없이, 그러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정작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리그 개막 이후 3경기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지난 17일 승격팀 레알 무르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많은 팬에게 실망감만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레알 무르시아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다
사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서는 무르시아와의 경기가 리그 첫 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승격팀의 반란이 거센 라 리가라고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한 수 위였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보여준 경기력은 '최악', 그 자체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전반 초반에 선취골을 터뜨리며 나름 괜찮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후 공격과 수비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끼리의 호흡 문제는 물론, 선수들의 정확한 위치선정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최전방 공격수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선취골 이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무르시아의 맹공을 막아내는데 급급했을 뿐이다.
전반 중반부터 계속된 무르시아의 파상 공세는 후반전에서도 계속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렇다 할 찬스 몇 번 만들지도 못했다. 결국, 경기 종료 10분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교되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문을 두드리던 무르시아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슈팅수 6-14,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쪽은 무르시아가 아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미드필더 라인이다. 무르시아 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시망-라울 가르시아-마니셰-막시 로드리게스 라인을 가동시켰다. 그러나 누구 하나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특히 성향이 비슷한 라울 가르시아와 마니셰의 경우 확실하게 역할을 분담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쪽 윙으로 출전한 시망과 막시 로드리게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투톱으로 나선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포를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아구에로는 절묘한 슈팅으로 선취골을 기록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포를란 역시 제대로 된 슈팅 몇 번 해보지도 못했고, 원톱으로 기용된 후반전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물론 미드필더 라인에서 제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은 것도 큰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또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역량 역시도 도마 위에 오르기 충분하다.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역시나 감독의 책임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선수들 간의 역할 분담마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고 조직력 역시 엉망인 상황이기 때문에 감독의 역할이 좀 더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직 조직력이 다 갖춰지지 않은 것일 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수년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반복해오고 있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올해만큼은 다를 것이라던 많은 팬의 기대는 시즌 초반부터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다. 정녕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명문에서 선수단만 화려한 중위권 클럽에 지나지 않을 것인가.
애석하게도 이제는 상위권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또 한 번의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