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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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삼성 마운드의 조용한 반전 '이 없으면 잇몸'

기사입력 2010.06.29 08:11 / 기사수정 2010.06.29 08:1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삼성은 최근 주전 투수들이 연이어 이탈했다.

1선발 윤성환은 계속된 부진 끝에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고, 나이트는 오른 무릎 염좌로 1군에서 제외돼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뿐만 아니다. 마무리 오승환이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채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다시 2군으로 내려갔으며,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성공적인 1군 복귀를 했던 권오준마저 최근 어깨와 팔꿈치에 약간의 통증을 참고 투구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지난 26일에 1군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금방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영건

이는 결국 선발진과 구원진에 차, 포가 떨어져 나간 것을 뜻한다. 삼성은 지난 20일까지 6월 성적이 6승 11패 1무라는 극도의 침체에 빠져있었다. 근본적으로 부진한 타선 때문이었지만, 마운드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했던 탓도 있었다.

이 와중에 삼성 선동렬 감독은 에이스 윤성환을 지난 20일 대구 한화전에서 1이닝만 소화하게 한 후 1군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사실 그는 크게 아픈 편은 아니었지만 에이스로서 부족했던 모습에 대한 일종의 문책성 조치의 2군 행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삼성은 초반 1점 뒤졌던 그 경기를 6대 3으로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가 일찍 내려간 후 등판한 이우선은 무려 5이닝을 버티며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그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삼성은 지난 주 5승1패를 거뒀다. 반전의 시작이 이우선의 뜻하지 않은 호투였던 셈이다.

사실 이우선은 6월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배영수의 불펜 행에 따른 임시 선발을 맡았기 때문이다. 성적은 그저 그랬다. 많은 공을 던지게 되면 위력이 떨어져 4~5회가 고비였다. 3번 선발 등판해 모두 5회 이전에 강판 됐다. 11.2이닝 11자책점이었다.

그러나 20일 대구 한화 전에 갑자기 등판해 호투를 한 뒤 지난 24일 잠실 두산 전에서 5.2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는 '사고'를 쳤다. 데뷔 이후 최다 이닝 투구였다. 두 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삼성 마운드에 의미 있는 호투였다. 윤성환과 나이트의 이탈로 여전히 선발진에 남아있지만 현재 구위를 인정받아 당당히 선발진에 잔류하고 있다.

만년 유망주, 오랜만에 사고 치다

반전은 여기 또 있다. 윤성환과 나이트가 이탈하면서 이우선이 선발진에 잔류했고, 구원등판에서 괜찮은 모습을 선보였던 배영수가 다시 선발진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한 자리가 비었다. 이 빈자리는 '만년 유망주' 차우찬이 꽉 채웠다.

그는 지난주 2경기에 선발 등판해 호투했다. 23일 잠실 두산 전은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그의 고질병이었던 도망가는 승부가 없었다. 안타를 8개 허용했지만 볼넷은 1개뿐이었다.

사실 그는 6월 꾸준히 롱 릴리프로 등판해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서서히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비교적 타이트 한 승부였던 15일 사직 롯데전과 연장 접전을 펼쳤던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롯데의 무시무시한 강타선에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각도 큰 커브와 슬라이더를 연이어 꽃아 넣는 담대한 모습을 선보이며 선 감독을 사로잡았다. 선 감독이 윤성환과 나이트를 1군에서 말소했지만 은연중에 믿는 구석이 있었던 셈이다.

어쨌든 차우찬은 22일 잠실 두산 전에서 시즌 2번째 선발등판으로 감을 잡은 이후 27일 목동 넥센 전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6.1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이었다. 도망가지 않고 위력이 넘치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선보였다. 그는 아직까지 피홈런이 단 1개도 없다. 경기 후 그는 "1군에 올라오자 마자 오치아이 투수코치님의 지도를 받아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에 집중했다"며 준비된 호투였다는 것을 드러냈다.

윤성환, 나이트의 공백을 걱정했던 삼성이 롱 릴리프 이우선, 차우찬의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한숨을 돌렸다. 사실상 이들이 팀의 5연승을 만들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머지 선발들도 오랜만에 힘을 냈다. 물론 이우선과 차우찬은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된다. 좀 더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윤성환과 나이트가 금방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삼성은 권오준과 오승환의 공백을 메울 준비를 해야 한다. 오승환의 공백은 정현욱, 권혁, 안지만, 권오준이 조금씩 나눠 가지면서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고비 때 긴요하게 활용했던 권오준이 이탈하면서 불펜진의 수혈이 필요하다.

차우찬과 이우선이 선발진으로 옮기면서 또 다시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할 상황이다. 2년차 정인욱과 신인 임진우, 올 시즌 처음 1군에 등록된 권오준의 재활 동기 구자운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 마운드가 이 대신 잇몸으로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이우선 (C) 삼성 라이온즈]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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