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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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여건에서 건져올린 전북의 우승

기사입력 2006.11.10 14:21 / 기사수정 2006.11.10 14:21

이성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성필 기자] 9일  새벽(한국시간) 시리아 칼레드 빈 알 와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전북 현대는 1-2로 패했지만 1, 2차전 통합 3-2로 다 득점에서 앞서며 2003년 아시아 클럽 팀들이 참여했던 모든 대회들이 챔피언스리그로 통합 된 이후 K리그 팀으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의 우승은 여러 가지로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 우선 그동안 K리그 팀과는 인연이 없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면서 아시아 클럽 축구에 있어 K리그의 위상을 확실히 올려놓았다.

전북 선수들이 알 카라마와의 결승 1차전 전날 연습 구장에서 몸 푸는 장면이다. 열악한 여건에서 올린 우승이라 이들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 이성필
아시아 최강 클럽 팀으로의 입지 구축

통합되기 이전의 한국 프로팀들은 아시아 컵 위너스컵,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등을 통해 많은 우승의 성과를 가져왔다. 1996년 일화 천마(현 성남)가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997~98년 포항이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팀들이 아시아 최강임을 보여주었다.

이후 2001~02년 수원 삼성이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은 아시아 컵 위너스컵 우승팀과 겨루기를 통해 최강자를 가리는 AFC 수퍼컵에서도 연속 우승을 차지해 아시아 명문 팀으로 확실한 도약을 했다.

그러나 2003년 각 대회를 통합, 챔피언스리그로 전환 후에는 4강이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았다. 2004년 성남과 전북이 4강까지 진출하며 K리그 팀끼리 결승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었다. 그러나 성남은 결승에 올라가 원정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고도 2차전 0-5 대역전패로 알 이티하드에게 우승을 내주었다.

이번 대회를 우승한 전북은 당시 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하며 결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했었다. 그러나 상대였던 알 이티하드에게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진 뒤 가진 2차전 홈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결승 진출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기는 바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때문에 K리그 팀들이 알 이티하드를 아시아 최강팀으로 만드는 일등 공신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번 우승은 그 당시의 쓰라린 기억을 확실히 털게 해주었다.

또한 K리그 하위권 팀이 아시아 최강팀이 되었음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한국 프로축구의 위상을 확실히 높였다. 아울러 내년 챔피언스리그 K리그 팀들의 참가 폭이 넓어지면서 K리그를 아시아 최강 리그로 끌어올릴 수 있는 큰 역할을 했다.

열악한 여건에서 건져 올린 성과

전북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지원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클럽 하우스도 없는 열악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러왔다. 현재 K리그 각 구단은 서서히 클럽 하우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고 좋은 여건을 가진 팀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올 K리그만 보아도 좋은 시설 속에서 경기에만 집중했던 팀들이 상위권 성적을 냈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우승은 좋은 시설도 없이 밑바닥에서 얻어낸 성과라는 점이 우승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전북 구단을 지원하는 모기업에게 과제를 던졌다.

또한 이번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모기업인 현대의 홍보 효과가 예선부터 4강까지 184억이나 됐다는 이철근 전북 단장의 발언은 구단을 통해 얻은 이득을 시설 투자로 환원하기에 충분하다. 클럽 월드컵에도 나가는 만큼 이에 대한 당위성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더불어 수도권 구단보다 축구 문화 여건의 열악한 지역 구단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다. K리그의 인기구단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과 모든 인프라 및 팬들의 관심이 쏠린 상태에서 얻어낸 결과는 타 지역 구단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탄력적 리그 운영

전북은 이번 우승을 통해 내년 한해 탄력적인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목표 설정을 높게 잡을 수 있는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 이러한 것에 가장 기쁜 것은 역시 전북 팬들이 아닐까?
ⓒ 이성필
2004년 조윤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전북은 당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성적이 괜찮은 흐름을 타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팬들에게 높였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 후 리그 성적마저 하향 곡선을 그리며 침체기를 가져왔고 2005년 하반기 결국 조윤환 감독은 사임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임한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리그-FA컵-컵대회-챔피언스리그 등의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고 선택을 통한 집중을 해야 했다. 리그의 경우 막판 집중력 저하로 놓친 여러 경기들이 나왔고 이는 살인적 일정의 산물이었음을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다.

때문에 챔피언스리그의 결과가 더 좋게 나타나자 아시아 최강클럽을 목표에 하는 것에 '올인'을 선언했고 결과는 우승으로 맞아 떨어졌다. 이번 우승으로 내년 챔피언스리그는 예선 없이 8강부터 경기를 시작한다. 이는 타 팀보다 홈, 원정 6경기를 덜 치르며 체력 안배는 물론 두 마리 토끼를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요건을 만들어주었다.

더불어 챔피언스리그 '역전의 명수'로 인식된 전북을 보는 팬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면서 관중 동원에 대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올 시즌 리그보다 챔피언스리그의 관중 증가도가 다음 라운드를 진행 할수록 늘어났기 때문이다. 리그에의 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분명 한국 축구의 경사다. 우승은 많은 것들을 끌어낸 만큼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 나가며 새로운 도전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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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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