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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두 합류 SK, 3인 스윙맨 체제 구축하나

기사입력 2010.06.25 08:13 / 기사수정 2010.06.25 08:13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지난 시즌 SK 19연승의 주역, 전병두가 돌아왔다.

전병두는 지난 24일 문학 LG 전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해 5.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사실 이날 SK는 카도쿠라가 선발 등판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처남 상으로 일본으로 출국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이뤄진 선발 등판이었다. 그런데 SK 김성근 감독은 전병두 카드를 미리 염두에 둔 모양이다. 24일 경기 전 "오늘 전병두의 활약에 SK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감독이 그를 시즌 중반 이후 마운드 운영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깨부상 회복 청신호

전병두는 올 시즌 24일 선발 등판 이전까지 상대한 타자는 단 4명이었다. 그마저도 지난 5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3타자에게 난타를 당했다. 작년 정규시즌 이후 재활을 해왔던 어깨 상태가 여전히 정상이 아니라서 팔이 넘어오는 과정이 부드럽지 못했다. 무딘 공 끝은 난타당하기 좋았다. 그래서 그날 이후 곧바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는 약 한 달 후인 지난 22일, 문학 LG 전에 구원 등판했다. 한 타자를 상대해 삼진을 잡고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야신의 예리한 눈이라면 한 타자 상대로 충분했다. 어깨 상태가 100% 가깝게 돌아왔다는 점을 파악한 김 감독은 그를 곧바로 이틀 뒤에 선발로 내보내기로 결정했고, 24일 그는 팀 승리를 이끌면서 선발 전병두 카드가 멋지게 적중됐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총 89개의 공을 바른 자세로 골고루 뿌렸다. 급격한 체력 저하나 구위가 떨어지는 증상이 없었다. 볼넷도 2개에 불과했다. 이는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했다는 증거이며, 어깨 부상을 100% 가깝게 털어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그는 올 시즌 등판이 어렵다는 평이 많았으나 초인적인 재활 속도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재활의 최종적인 결과는 그의 향후 활용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붙박이 선발? 스윙맨?

그는 지난 시즌 막판 마무리로 기용됐다. 두산-KIA 시절에는 선발투수 이미지가 좀 더 강했지만 SK에서 연투도 가능한 셋업맨이나 마무리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았다. 그러한 점이 그의 활용을 놓고 김 감독을 고민에 빠뜨릴 것으로 보인다. 그의 어깨 상태가 정상에 가깝다면, 팀의 현실을 좀 더 고려해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며, 향후 부상이 도질 위험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면 붙박이 선발투수로 기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황상 향후 전병두는 셋업맨, 마무리, 선발을 모두 오가는 전천후 스윙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은 어지간해서는 아픈 투수를 1군에서 쓰지 않는다. 또한,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65승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렇다고 투수를 무리하게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승부수를 던지기에는 변수가 많이 남아있다. 지금부터 다양한 보직으로 꾸준하게 기용해 몸 상태를 지켜보고, 시즌 막판 순위싸움과 포스트시즌 용 비밀병기로 가다듬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그의 1군 등록은 그의 건강이 100% 가깝게 회복됐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K는 현재 불펜이 시즌 초반만 못하다. 이승호와 정우람은 많은 경기에 등판하면서 구위가 떨어져 있다. 정대현이 마무리로 다시 복귀한 모양새이지만 고효준이 중간에서 롱맨 및 셋업맨 역할을 함께 소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고효준은 SK의 중요한 5선발 요원이기도 하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때로는 등판 간격이나 상대팀에 따른 일정이 어긋나 대체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 역할을 엄정욱이나 큰 이승호가 할 수도 있지만 구위에서 여전히 미흡하다는 판단을 받고 있는 만큼 그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24일 경기에서는 선발로서의 활용가치도 확인했다. 지난 시즌처럼 마무리로 두기에는 아깝다.

게다가 김 감독은 이닝을 잘게 나눠 한 경기에 많은 투수를 등판시키기도 하지만 중간~마무리 보직에 관계없이 구위가 좋은 특정 투수에게 경기 중, 후반 2~3이닝을 맡기고 일정 기간의 휴식을 보장하는 운용을 하기도 한다. 이는 부상 전력이 있는 전병두에게 전혀 나쁠 것이 없는 마운드 운용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SK의 스윙맨은 3명으로 늘어 날수도 있다. 공식 스윙맨인 고효준, 엄정욱이 1군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엄정욱의 구위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에서 향후 큰 이승호가 다시 1군에 합류할 수도 있고 그의 활용도가 커질 수도 있다. 어쨌든 선발과 필승 계투 조, 롱 릴리프의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투수를 1군에 2명 이상 보유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SK가 전병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켜보자. 

[사진= 전병두 (C)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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