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주 이성필 기자]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프로축구 후기리그 최종 라운드. 전반 6분 권기보 골키퍼와 맞선 상태에서 전북의 한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그는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무승부에 큰 공을 세웠다.
경기종료 후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를 향해 그는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 간만에 한 경기를 다 뛰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을 위해 시리아로 떠나는 2진 선수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일까?
재활에 매달리며 지켜 본 동료 선수의 활약
▲ 전재운
ⓒ 전북현대
그는 작년 한 해 수원을 거쳐 후반기 전북으로 이적한 ‘프리킥의 마술사’ 전재운(25)이다. ‘잠시 스쳐간 친정’이었던 수원을 상대로 골을 기록한 느낌에 대해 묻자 수줍게 “스릴 넘치기도 하지만 미안하기도 하다. 전 소속팀 아닌가?”하며 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올해 그는 정말 운이 없었다. 경기력이 올라 갈만 할 시즌 초 부상을 당하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때문에 몸 상태를 묻는 질문을 하자 그는 “많이 쉬면서 부상당했던 다리근육이 낳아졌지만 그래도 조심스럽다”면서 아직까지는 좋은 컨디션이 아님을 밝혔다.
전재운이 재활에 매달리는 동안 전북에는 ‘왼발의 달인’ 염기훈과 ‘프리킥의 달인’ 김형범이 좌우 날개에서 맹활약 하며 팀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려놓는 큰 공을 세웠다. 또한 그가 소화 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에는 권집이 최강희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다시 옛 기량을 회복해 전북에서 그의 자리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도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팀에 경쟁 상대가 많아서 어렵기는 하다. 특히 염기훈, 김형범의 실력이 좋고 그들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며 동료 선수들의 좋은 실력이 자신을 후보로 밀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신의 부족한 기량으로 돌렸다.
대성 할 것이라는 평가를 수 없이 받았던 전재운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그를 향해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잘만 다듬으면 대성할 선수라는 평가를 내놓았었다. 그의 예리한 프리킥과 중거리 슈팅은 찬사를 받았고 측면 돌파 능력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수 없이 받았다.
때문에 울산에서는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젊은 피’로 김형범 등과 함께 주목 받았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지역예선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골을 기록하기도 했고 본선 최종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5년 시즌 시작 전 당시 수원에서 뛰던 이종민과 트레이드 되면서 그의 축구 행로가 조금은 뒤바뀌기 시작했다. 수원으로 이적했지만 확실히 자기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나마 그를 기억하는 팬들은 2005년 6월 14일 현 소속팀인 전북과 전주에서 있었던 경기를 떠올린다.
당시 그 경기에서 전재운은 0-2로 끌려가던 후반 7분 페널티지역에서 얼마 벗어나지 않은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꽃아 넣으며 추격했고 이후 그는 2개의 어시스트를 하며 4-3 대역전승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수원이 어려운 시즌을 보내면서 그가 수원에서 보여 준 활약은 전북과의 경기가 전부였다. 그것으로 수원에서의 선수생활은 마감되었다. 후기리그 개막 전 전북의 손정탁과 다시 트레이드 된 것이다.
그의 부활을 기대한다!
트레이드 후 즉시전력 감으로 경기에 나서 어시스트를 하며 활약도를 높이려던 순간 시즌은 종료 되었다. 이후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주도아래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했고 그 결과가 바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이었다.
하지만 전재운은 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경기만을 뛰었다. 약체 클럽이었던 배트남의 다낭 시티와의 경기 출전이 그가 챔피언스리그에 남긴 기록이었다.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가 원인이었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경기 출전을 하지 못하며 경기 감을 잃으며 아무런 공헌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시즌은 종료 되었다. 시즌 이후 계획에 대해 그는 “올해로 계약이 종료 되는데 부상으로 많이 못 뛰어서 정말 아쉽다”면서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그를 보며 올해 정말 많이 힘들기는 했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부상으로 재활하는 시간 속에서 인내하는 법을 터득한 그가 살아나면 전북은 좌, 우, 중앙에서 쏘아대는 미사일을 장착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의 기대를 받았던 전재운의 부활을 기대한다.